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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May 12. 2021

어머니의 날

“성모 마리아”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이 두 질문의 답이 같다면, 그 질문의 해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수도 있고, 또 어떠한 것도 담을 수 없을 수도 있는 그릇을 저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자기 자신조차도 담지 못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자기와 더불어 다른 사람까지도 담으면서 지낼 수 있고, 또 몇몇은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마음에 담고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라는 마음에 자신이 아닌 어떤 것을 담아두는 것, 우리는 그것을 다른 말로 “사랑”이라고 표현합니다. 나 자신을 찢어 어떤 것의 자리라 마련하는 것, 그리고 그 찢어짐의 상처가 슬픔이 아닌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 나 자신보다도 더 크게 마음속에 어떤 것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사랑일 것입니다. 마음속에 담아둔 존재의 모든 것, 아니 그것보다 더 큰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그 사람의 기쁨을 더 큰 기쁨으로 여기면서, 자기 마음에 계속해서 그 사람을 새기는 것, 그것이 시랑일 것입니다.


이런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마리아”입니다. 오늘 기억하는 마리아는 하느님을 가슴에 담아둔 여인입니다. 마리아는 계속해서 자기의 자리를 비웁니다. 성모님께서는 마음을 계속해서 찢어서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느님을 향한 믿음으로, 그분을 향한 사랑으로 성모님께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님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주님의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향한 그 사랑은 불합리하게 주어진 모든 상황을 “행복”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천사가 찾아와 예수님 탄생을 예고한 순간부터 성모님의 삶은 뒤 흔들렸고, 아들의 시신을 받아 안을 때까지 그 고통은 계속 이어졌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품었다는 이유로, 성모님께서 아들의 십자가의 길을 함께 계속해서 걸으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행복이 아버지의 뜻을 행하고 있다는 믿음에 있었듯이, 예수님의 길을 따라간 모든 순간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성모님께서는 믿었기 때문에 행복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마음속에 계속 하느님을 새기신 어머니 마리아는 세상에서도 세상이 아닌 하느님 나라를 사셨던 분입니다. 성모님은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면,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블리시고, 부유한 자를 빈손으로 내리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가치를 부정하고 오직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새깁니다. 그리고 세상이 부조리라고 말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마음에 품은 아들 예수님과 함께 말입니다.


성모님의 마지막은 그녀의 삶이 무의미하거나 부조리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세상의 부조리에 맞선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길에 끝까지 동참하십니다. “승천”이라는 모습까지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미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간 성모님을 생전 모습 그대로 하늘로 불러올리십니다. 세상이 주는 십자가의 길을 겪으신 성모님께서는 결국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을 얻게 되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느님을 마음에 담기 위해 계속해서 찢었던 “자기”라는 마음은 단순히 상처만 무성한 채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마음의 찢어짐을 통해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께서는 심어주신 사랑이라는 날개를 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모님의 삶은 하느님 때문에 계속 자신을 구속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버림으로써,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하느님 안에서 찾고 참 행복으로 나아가신 것입니다.


성모님과 같이 주님 사랑의 날개를 펴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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