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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30. 2021

우리 모두는 장애인

“확증편향”

   큰 책을 적고 있는 지리학자가 있습니다. 어린 왕자는 여행 중에 그 사람을 만나죠. 지리학자는 책상에 앉아서 계속해서 탐험가가 일러준 강, 도시, 산, 그리고 사막의 위치를 적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일러주는 어린 왕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별에 도시나 강이나 사막, 산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일, 책상에 앉아서 지리에 관한 것들을 적어 내려가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탐험가들의 말 들을 생각하고 조사하고, 또 거짓을 골라내면서 말이죠.


   이렇듯 우리는 눈을 뜨고 있으면서도 다 보지 못하면서 살아갑니다. 또 우리는 귀를 열고 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다 듣지 못하면서 살아갑니다. 눈을 뜨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는 눈을 감으면서 살아갑니다. 귀를 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는 귀를 닫고 살아갑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바라보고, 내가 듣고 싶은 것만을 들으면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따라서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놓치면서 살아갑니다. 타인의 감정들도, 나에게 다가오는 은총들도, 자신의 모습들도…. 어느 하나의 기준에 따라서 그것만을 바라보고, 그것만을 듣고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자기 사고의 틀에 갇혀서 다른 것들을 보지도 듣지도, 또 다른 것들을 하지 못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리학자가 자기 일에 빠져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신의 별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그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조사하면서 그것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그랬습니다. 자신의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못했습니다. 자신만을 위하고 자신만을 생각했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소통, 일방통행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서로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습니다. 표현해도 다른 이에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타인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자신이 이해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귀머거리의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벙어리로 살았습니다.

   어린 왕자가 이야기합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사막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현실에서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안에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어떤 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믿음’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우리만의 비밀이 있기 때문에 나는 소중해질 수 있습니다.




                                                    *편견, 드로잉, 콩테,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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