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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Aug 01. 2021

자기 왕국

“진정한 왕”

   왕’은 자기 왕국에서 누구보다도 위에 있습니다. 그는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래를 바라본다는 것은 아래를 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왕국에 있는 낮은 사람들을 바라보고, 낮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왕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왕의 모습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왕이 가장 높은 위치에서 자기 마음대로 통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위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올려다보는 것은 왕이 아니라 신하의 모습입니다. 그는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지만, 그에게는 주도권이 없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제한적입니다. 그는 위를 바라보면서 왕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해야만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왕이 되고자 합니다. 누구보다도 높은 곳에 서 있으려고 하고, 계속해서 자신을 더 높은 곳에 두기 위해서 올라가려고 합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에 있습니다. 그들은 계속 높은 곳만을 바라보고 그 높은 곳을 지향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런 왕은 진정한 왕이 아닙니다. 그는 왕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높은 곳에 있는 다른 어떤 왕을 그 또한 섬기고 있을 뿐이죠.


   사람 몸의 중심은 어디겠습니까? 어떤 사람은 심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머리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의 중심은 그 사람이 아픈 곳입니다. 가령 허리가 아프면 온 신경이 다 허리로 가기 마련입니다. 손가락이 골절되면 온 정신이 손가락에 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사람 몸의 중심은 그 사람의 아픈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왕국의 중심은 어디겠습니까? 왕국의 중심은 그곳에서 가장 큰 아픔을 지니고 있는 곳일 것입니다. 몸과 마음과 정신이 바로 거기에 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 왕국을 다스리는 왕이 지니고 있는 모습도 바로 그러할 것입니다. 왕은 가장 아래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가장 낮은 사람들을 향할 때 자신의 왕국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들을 더 신경 써야 그 아픈 부분을 외부로부터 지킬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한 왕국이 온전한 모습을 지닐 수 있습니다. 왕은 누구보다도 위에서 누구보다 낮은 사람을 향하는 사람, 아니 낮은 사람을 아픈 사람을 향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모습을 한 번 돌아봅시다. 참된 왕의 모습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얼굴 없는 왕, 석고 데생, 4B연필,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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