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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Aug 05. 2021

마음의 씨앗

“확신”

   농부가 씨를 뿌립니다. 그때 농부는 그 씨앗이 맺을 열매를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떤 농부든 씨앗과 그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 차 있습니다. 농부는 하나하나의 씨앗을 소중히 여기며 진지하고 경건하게 씨를 뿌립니다. 이렇게 씨앗 하나하나에 생명이 담겨 있고, 그 생명을 싹 틔울 씨 뿌리는 이의 마음이, 갈망이 담겨있습니다.


   조금 깨어져 금이 가고 오래된, 못생긴 물항아리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 항아리의 주인은 다른 온전한 것들과 함께 그 깨어진 항아리를 물을 길어오는 데 사용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그 주인은 깨어진 물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물항아리와 똑같이 아끼며 사용했더랍니다. 깨어진 물항아리는 늘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내가 온전치 못하여서 주인님에게 폐를 끼치는구나. 나로 인해 그 귀하게 구한 물이 새어버리는데도 나를 아직도 버리지 않으시다"···.’ 어느 날, 정말 미안하다고 느낀 깨어진 물항아리가 주인께 물었습니다. “주인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고 새로운 온전한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시나요. 저는 별로 소용 가치가 없는 물건인데요.” 주인은 그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물항아리를 지고 계속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길을 지나면서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 그제야 물항아리는 그들이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보았습니다.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이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듯 싱싱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주인님, 어떻게 이 산골 길가에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있을까요?” 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메마른 산 길가에서 너의 깨어진 틈으로 새어 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우리 눈에는 씨 뿌리는 사람의 이런 수고가 헛되고 보람이 없어 보이고, 더 나아가 명백히 실패로 들어갈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씨 뿌리는 사람은 ‘기쁨이 넘치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추수를 통해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비유는 이렇듯 모든 실패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씨 뿌리는 사람을 통해 결국에 나타날 좋은 결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깨진 항아리처럼 상처가 많다고 하더라도, 우리 안에는 보이지 않는 씨앗이 있습니다. 우리가 맺게  열매가 어떤 것인지는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지, 내가 어떤 밭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나에게 가장 필요한 씨앗을 누군가  마음속에 뿌려주신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돌과 같이 굳어 있을 지라도, 가시덤불 같이 근심에 쌓여 있다 하더라도, 나의 밭을 잘 가꾸시길 바랍니다.




                                *마음의 문(정밀묘사), 4B연필,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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