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지날 때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월별 판매량 순위를 공지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의아한 점이 있다. 일반 승용차가 아닌 특별한 차들이 높은 판매량을 거두며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상용차 이야기다. 그중 다마스와 라보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오랜 시간 자영업자들의 두 발이 되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다마스와 라보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출시된 지 30년 만에 단종되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연이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다시 다마스와 라보가 개선되어 출시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까지 덧붙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다마스 이야기를 한번 정리해봤다.
1991년에
첫 등장했던 다마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두 발이 되어주었던 다마스는 1991년에 첫 등장했다. 당시 대우국민차 시절에 라보와 함께 생산되었던 경상용차다. 배기량이 1,000cc 미만이기 때문에 경차로 분류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승합차보다 작지만 승합차답게 적재량이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꾸준하게 인기를 끌었다.
일본 브랜드인 스즈키의 에브리 2세대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원가 절감, 더 많은 적재를 하기 위해 각종 안전 장비, 편의 장비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래는 가솔린 모델이 먼저 출시했으나 현재는 LPG 모델만 존재한다.
배출가스 문제로
한번 단종되었었던 다마스
다마스는 2007년에 한번 생산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되었고 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4년에 정부에서 “제작되는 모든 자동차에 배출가스 자가 진단 장치와 ABS, TPMS를 의무 장착해야 한다”라는 내용을 고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GM은 새로운 기술 개발에 200억 원가량이 들기 때문에 다마스를 단종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다마스에게 안전 기준 관련 3건과 환경기준 1건을 예외 처리해 주겠다고 전했지만, 한국GM은 이보다 더 완화된 기준을 요구하였고, 결국 다마스는 생산이 중단되었었다. 이에 정부는 속도제한 장치를 다는 것을 조건으로 안전기준 조건을 최대 5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를 한국GM이 받아들여서 다시 생산이 재개되었다.
올해 1분기로
단종되는 다마스
다시 생산이 재개된 이후 한차례 더 유예 기간이 연장되어서 2021년까지 생산한다고 전해졌던 다마스다. 하지만 결국 올해 1분기를 끝으로 다마스의 생산을 종료한다. 지난 30년 동안 이어왔던 모델이 단종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배기량이 낮기 때문에 경차로 구별되어 개별소비세, 취등록세 등 세금 혜택이 존재했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할인받을 수 있었고, LPG 엔진이기 때문에 유지비까지도 저렴했던 모델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커졌다. 단종 소식을 접하자 소상공인들이 마지막 구매를 하면서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판매량이 94.3%나 상승했다.
“아쉽다” vs “오히려 잘 됐다"
다마스 단종 소식에 엇갈린 반응
다마스의 단종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너무 아쉽다”, “소상공인들은 이제 뭘 타고 다녀야 하나”, “다마스만 한 차가 없는데 안타깝다”, “그 가격에 그만한 짐을 싣는 차량은 없는데...”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오히려 잘 됐다, 안전 장비도 제대로 없는 차는 무섭다”, “아무리 가격이 싸다고 해도 목숨을 담보로 타고 싶진 않다”, “좋은 역할을 맡았던 것은 인정하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차이기 때문에 단종이 맞다” 등 안전 장비의 부족을 꼬집으며 단종이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너무 오래된 플랫폼
개발비용 대비 이득이 적다
그렇다면 다마스와 같은 모델을 다시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개발비용 대비 브랜드로 돌아가는 이득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아닌 한국GM이기 때문에 자금적인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다마스가 너무 오래된 플랫폼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규제에 맞는 모델로 거듭나기엔 많은 비용이 든다. 또한 이런 이유로 모델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다마스를 선택하는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압도적인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또 다른 이유로는 압도적인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승용차는 물론이고, 상용차 시장도 현대기아차가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포터 2와 봉고 3는 이미 매달 발표되는 판매량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다마스 대비 훨씬 가격이 비싼 카니발과 스타렉스도 다마스보다 더 많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밴 시장은 수입 브랜드에서도 현대기아차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 상황이 무서워서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 이에 한국GM 또한 모험적인 도전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차, 상용차가 점점 설자리가
없어지는 자동차 시장
‘국민차’라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과거엔 쏘나타, 현재엔 그랜저처럼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모델일 수도 있고,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차를 의미할 수도 있다.
특히 후자는 경차와 상용차처럼 과거엔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는 강화되는 규제, 각종 혜택들이 축소되면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다마스마저 단종되는 상황 속에서 상용차 시장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그리고 앞으로 다신 다마스 같은 모델이 등장할 일이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