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따라 치안과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경찰.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 진압, 수사하는 일이 경찰의 임무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더니 되레 거부하는 답변이 돌아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놀랍게도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범죄 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했더니 오히려 신고를 자제해달라는 대답을 들은 사연이 공개되어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지난 8일 편의점 앞을 지나다 배달대행사 조끼를 입은 배달원의 모터사이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번호판 없는 모터사이클
신고했더니 "조치 못해"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한 A씨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 사용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번호판이 없는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다가 적발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작년 10월부터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증가한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과태료가 최대 300만 원으로 상향되었다.
해당 배달원은 출동한 경찰관에게 모터사이클을 오늘 구매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관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돌아갔다. A씨는 그간 비슷한 사례를 여러 번 신고했으며 항상 비슷한 레파토리로 상황이 끝났던 만큼 경찰관을 이해하는 입장이었다. A씨는 해당 경찰서에 다시 전화해 "인적 사항을 남겨주시면 내일 번호판 미부착 운행이 다시 목격될 경우 신고하겠다"라고 말했지만 뜻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신고 자제해달라"
이름도 안 밝혀
A씨는 경찰관에게서 "피곤한데 신고 좀 자제해 주시면 안 되겠냐"라는 답을 들었다. 당황한 A씨는 "범죄 사실을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하다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현재 대화 내용이 휴대폰에 녹음되고 있으니 말씀 조심히 하시라"라고 답했으나 경찰관은 "신고 많이 하시는 분 같은데 피곤하니까 신고 좀 그만하시면 안 되겠냐"라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A씨는 게시글에 "가끔 번호판이 없는 모터사이클이나 번호판을 가린 불법 주차 차량을 신고했으며 1년간 신고 기록을 조회해 봐도 같은 파출소에서 총 세 번 출동했을 뿐"이라며 자신이 악성 민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통화 중인 경찰관에게 이름을 묻자 "대답해 줄 수 없다"라며 전화를 끊었고 화가 난 A씨는 그날 퇴근 후 관할 파출소를 직접 찾아갔다.
경찰서 직접 찾아갔더니
"어떻게 해주길 원하냐"
A씨와 통화했던 경찰관은 이미 퇴근한 상황이었으며 상급자로 보이는 경찰관에게 당시 일을 이야기하자 제 식구 감싸기식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받아들일 수 없었던 A씨는 그 다음 주에 관할 경찰서 청문관실을 찾아갔지만 대뜸 "어떻게 처리해 주길 원하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역시 일개 시민이 싸우기에는 벽이 느껴진다"는 말과 함께 글이 마무리되었다.
네티즌들은 "믿기 싫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사명감 가지고 열심히 일하시는 경찰분들도 있는데 저런 경찰들이 다 욕 먹인다", "나도 교통법규 위반 신고했더니 이런 거 왜 신고하냐더라", "이쯤이면 경찰도 개혁이 필요하다", "신문고에 민원 넣어보세요", "경찰이 보는 앞에서 무판 오토바이가 지나가도 안 잡던데", "일하기 싫으면 그만둬야지"라며 공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