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에디터는 가족들과 속초를 자주 다녔다. 당시 속초는 지금처럼 상업화된 관광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족 여행을 가기 좋은 지역이었다. 문제는 가는 길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험했다.
지금은 미시령 터널이 뚫리면서 관광용 도로가 되었지만, 과거 미시령 도로는 속초로 가기 위한 유일한 관문이었다. 당시 강원도에서는 한계령 도로와 함께 악명이 높았던 이 도로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도로 자체가 험하다
집중 안 하면 바로 사고
미시령 도로의 운전 난이도는 계절과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산의 모양을 따라 난 도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코너가 많았으며, 도로 밖은 그대로 낭떠러지였다. 어렸을 때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밖을 보는 것도 무서웠던 것이 지금도 기억이 날 정도이다.
도로 너비도 일차선으로 상당히 좁았다. 병목 현상이라도 생기면 길이 막히기 일쑤였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도 보아야했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도 어려웠다.
계절마다 난리나는
미시령 도로
앞서 계절과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난도가 높다고 했지만, 이는 계절마다 새로운 장애물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계절이 의미가 없다는 의미이다. 여름에는 폭우로 토사물이 쏟아져 내리거나 짙은 안개가 잦은 코너와 겹쳐 극악의 가시거리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이곳이 강원도임을 잊어선 안 된다. 산간 지역이기 때문에 기온은 낮고 눈은 많이 오기 때문에 폭설이라도 내리는 날에는 도로 전체가 폐쇄되거나 연속 추돌 사고가 나기 일쑤인 지역이었기 때문에 초보 운전자들은 감히 넘을 엄두를 못 내거나, 내내 울상으로 후회할 따름이었을 것이다.
저런 곳을 운전해야 했던
당시 어른들을 존경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미시령 도로는 운전하는데 많은 애로사항과 장애물이 넘치던 곳이었다. 지금은 미시령 터널의 개통으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도로가 되어 휴게소도 문을 닫게 되면서, 자전거를 타거나 단순히 절경으로 구경하기 위해 찾는 곳으로 변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족들을 위해 저런 도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운전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사라진 도로를 보면서 알게 되곤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잘 닦인 도로와 빠른 상황 정리, 그리고 새롭게 뚫리는 편한 길들로 쉽게 깨닫기 더 어려워진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