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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25. 2022

신호 대기 시간을 줄여 줄 획기적인 교통 시스템의 정체

감응 신호 시스템 / 소셜포커스, 남도일보

"차도 없는데 쓸데없이 기다려야 하나?" 간혹 한적한 도로를 주행하다 적신호에 걸렸을 때 한 번쯤 해봤음 직한 생각이다. 실제로 통행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나 지방 도로의 경우 점등 시간이 고정된 신호 체계로 인해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도로 통행량에 따라 신호 체계도 유동적으로 작동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지난 2013년부터 기존 신호 시스템의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사고와 통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감응 신호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감응 신호 시스템은 교통 상황이 어떻든 신호가 고정적으로 반복되는 일반 신호 시스템과 달리 방향별 통행량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필요한 신호만을 부여한다.


매립된 센서로 감지

횡단보도용도 있어

감응신호 표지판 / 소셜포커스
감응신호 표지판 / 소셜포커스

도로교통공단 연구에 따르면 운전자 대부분의 운행 경로 중 직진이 90%를 차지하며 좌회전 및 부도로 교통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그래서 감응 신호 시스템은 평소에 주도로의 녹색 신호가 상시 켜져 있도록 설정하며 좌회전하려는 차량이 감지되면 그때만 신호를 바꾸는 식으로 작동한다. 좌회전 차로의 노면에 매설된 루프 검지기(센서)가 차량을 감지한다.


이는 과속단속카메라와 유사한 작동 원리로 차 바퀴가 검지선을 완전히 밟아야 인식한다. 그래서 감응 신호 시스템이 도입된 교차로에는 검지선을 밟으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다. 센서 설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카메라로 차량을 인식하는 '영상 검지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차량뿐만 아니라 보행자도 감응 신호를 이용할 수 있는데 횡단보도 옆의 '보행 신호 버튼'을 누르면 잠시 후 횡단보도 신호가 켜져 도로를 건널 수 있다.


신호 대기 단축

위반 차량도 줄어

국토교통부
경주시청

작동 원리를 보면 꽤 합리적인 시스템인 것 같지만 이는 실전에 투입되었을 때에도 효과를 증명해야 의미가 있다. 실제 도로에서 어떤 성과를 보였을까?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2013년 8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포천시, 화성시 등 국도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모든 부분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교차로 1곳당 직진 시간은 시간당 약 11분(27%) 증가했으며 차량 통과 대수는 시간당 약 259대(12%) 증가했다. 신호에 의해 정지하는 차량당 평균 지체시간은 기존 14.46초에 9.12초대로 36.9% 감소했다. 하루 평균 1개 교차로 통과 차량 및 보행자 신호위반 건수도 1일 167건으로 일반 신호에 비해 51%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감응 신호 시스템을 전국 주요 도로에 적용할 경우 교통 흐름 개선 및 사고 감소 효과로 4,640억 원가량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지 보수 비용 증가

이륜차 감지 어려워

한국경제
도로교통공단

미국, 독일,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감응 신호 시스템을 이미 도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주요 도로에도 널리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도는 대형차의 통행이 많으며 교차로의 경우 정지, 출발, 회전 등으로 압력이 가중돼 검지 센서가 단선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구성이 좋은 SMA 포장 기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시범사업 당시 중량이 가벼운 이륜차는 감지가 안 돼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어쩔 수 없이 신호 위반을 했다는 민원도 여럿 접수된 바 있다. 요즘은 이륜차까지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도입되었으나 기존에 설치된 검지선은 모두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남은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되어 감응 신호가 비보호 좌회전을 안정적으로 대체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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