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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30. 2022

새 주인 된 KG그룹이 쌍용차에 남긴 경고, 무엇일까?

곽재선 KG그룹 회장 / 연합뉴스

지난 26일은 쌍용자동차와 KG그룹 모두에게 역사적인 날이었다.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 주주가 100% 만장일치, 회생채권자 95% 동의로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었고 이로써 KG그룹의 쌍용차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쌍용차가 처음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을 당시 낮은 회생채권 변제율로 인한 채권단의 반발이 있었으나 KG그룹이 인수대금 3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하며 논란을 잠재운 덕이 컸다.


KG그룹을 주축으로 구성된 KG컨소시엄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총인수대금 3,655억 원을 쌍용차에 납입했으며 이젠 다시 일어설 일만 남았다. 쌍용차 인수합병이 무사히 끝난 것에 대해 축하와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수 과정에서 있었던 곽재선 회장의 발언을 경고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기회가 마지막"

신차 계획 재정비해야

지난 26일 관계인 집회를 마친 곽재선 KG그룹 회장 / 연합뉴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연합뉴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곽 회장은 26일 관계인 집회가 끝나고 "실패하면 영일만에 빠져 죽자"며 포부를 밝혔다. 이는 박태준 고(故) 포스코 명예회장이 50여 년 전 포항제철 공장 건설 당시 '우향우 정신'을 강조하며 했던 말이다. 당시 박 명예회장의 사생결단 마음으로 쌍용차를 부활시키겠다는 비유로 표현한 것이다. 이어 "쌍용차 임직원들도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토레스 출시 당시 곽 회장의 태도와 다르다는 반응이 나왔다. 쌍용차의 작년 실적을 토레스 혼자 2달가량의 계약 물량으로 넘어서는 등 대박을 터트리고 있음에도 토레스의 성공에 대한 감사 인사 등이 전혀 없었다는 이유였다. 특히 "빠른 시일 내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발언에 대해 "하루빨리 토레스 외의 다른 라인업을 준비하겠다"라는 해석도 찾아볼 수 있었다. 토레스는 시작일 뿐이라지만 당장 다른 신모델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급한 상황일까?


토레스 마진 심각한 수준

플래그십, 전기차 필요

G4 렉스턴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업계에 의하면 토레스의 마진 비율은 쌍용차의 재정 상태를 회복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레스가 쌍용차의 실적뿐만 아니라 이미지 개선의 임무 또한 맡은 모델이었기에 가격 책정 과정에서 마진을 우선순위로 둘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높은 계약 물량에 안주할 게 아니라 하루빨리 수익성이 좋은 신모델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모델은 주로 대형차, 즉 플래그십 모델이다. 현재 쌍용의 플래그십 SUV인 렉스턴은 전체 라인업 중에서 판매량이 최하위권이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풀체인지 모델이 아니라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처럼 전장을 늘린 파생 모델을 만들거나 최고급 트림을 신설하는 등 쌍용차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고급화, 가격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기차 생산도 서둘러야

내년 토레스 전기차 출시

코란도 e-모션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토레스 전기차 기반 픽업트럭 예상도 / YouTube '하이테크로 Hitekro'

플래그십 모델뿐만 아니라 전기차 출시도 하루빨리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는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기에 대중들에겐 가성비를 어필함과 동시에 보조금으로 마진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내년엔 또 얼마나 줄어들지 알 수 없지만 지자체 보조금과 합친 전체 금액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앞서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지난 2월 출시했지만 현재 배터리 공급 차질로 인해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토레스 물량이 웬만큼 소화된 시점에서 코란도 e-모션의 생산도 재개되어야 한다. 또한 쌍용차는 내년 토레스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며 2024년에는 코란도의 실질적 후속인 'KR10'과 토레스 전기차 기반 전기 픽업트럭도 출시할 계획이다. KG그룹의 품에서 새 역사를 쓸 쌍용차의 행보를 지켜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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