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외부를 꾸미는 드레스업 튜닝부터 성능을 향상시키는 퍼포먼스 튜닝까지 자동차 튜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있어 나만의 자동차를 만든다는 건 설레는 일이지만 비용이나 차량 내구성, 각종 규제를 고려해 실행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초심자들은 휠 튜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성능 튜닝 범위가 한정적인 전기차도 규격만 알면 언제든 취향에 맞는 휠을 장착할 수 있으며 필요시 순정 휠로 간단히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휠을 장착할 경우 드레스업 효과를 넘어 가속력, 핸들링, 제동력 향상과 에너지 효율 개선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피해야 할 게 있다. 흔히 '짝퉁 휠'로 불리는 미인증 휠이다.
단조 휠 복제해 주조
내구성 확보 어려워
BBS, HRE, 요코하마 어드반 등의 사제 휠 제조사에는 각각 경량 휠 라인업이 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늘게 디자인된 스포크가 특징인데 원재료를 녹여서 붓는 주조 대신 틀에 맞춰 압력을 가하는 단조 방식으로 생산해 강성을 확보한다.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며 생산 단가도 높은 만큼 이러한 정품 단조 휠은 한 세트에 300~400만 원을 우습게 넘기기도 한다.
유명 브랜드 휠을 원하지만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들은 결국 현실과의 타협을 통해 짝퉁 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짝퉁 휠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야말로 놀라운데 정품 단조 휠을 복제한 틀에 알루미늄 원액을 부어서 만든다. 똑같이 단조로 만들어도 내구성이 정품에 훨씬 못 미칠 마당에 원재료 함량조차 알 수 없는 알루미늄 주물을 부어서 만드니 강성이 확보될 리가 없다. 만약 짝퉁 휠을 장착하고 주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정품 휠은 휘어지지만
짝퉁 휠은 산산조각
순정 휠을 포함한 정품 휠들은 사고로 휠에 큰 충격이 가해졌을 시 해당 부분이 휘어진다. 휠이 얼마나 손상되든 차체에 붙어있는 편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조로 만든 짝퉁 휠들은 가차 없이 깨져버린다. 림이 깨지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스포크가 깨지면서 차 밖으로 이탈하거나 휠 하우스에 통째로 껴 더욱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휠 전문 샵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등에서는 파손된 짝퉁 휠과 함께 '카피휠 에 목숨 걸지 마세요', '돈 아끼려다 골로 갈 뻔했습니다' 등의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면 국가 차원에서 규제해야 하지 않냐는 말이 나오지만 실상은 아무 소용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법망 피해 밀수 활개
KC 인증 여부 확인해야
'자동차관리법' 제30조, 제30조의2에 따르면 휠 생산/유통 업체는 제품의 자기인증을 하고 교통안전공단에 결과를 통보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사전인증 미통보 및 허위보고, 인증 표시를 위조하거나 표시가 없는 부품을 유통/판매할 경우에는 자동차관리법 제8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럼에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휠 적합 조사는 총 31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짝퉁 휠 유통 업자들은 휠의 각 부분을 분리해 수입하는 등 단속망을 교묘하게 피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사제 휠 구입 시에는 KC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