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인 전동화 흐름으로 자동차 업계 전반이 분주한 가운데 현대차는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 정확히는 미리 준비해온 덕분이지만 말이다. 아이오닉 5와 EV6 등 전용 전기차들은 자동차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며 넥쏘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꽉 붙잡고 있다.
지난 7월 N 데이 2022를 통해 공개된 N 비전 74 콘셉트카는 전 세계를 열광케 했고 내년에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5 N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지금의 N을 만든 장본인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기술 고문이 최근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화제를 모은다. 외신 '탑기어(Top Gear)'의 22일 자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N 슈퍼카를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2억 원 넘는 예상 가격
후순위로 밀리며 연기
과거 BMW 고성능 브랜드 M의 부사장이었던 비어만 고문은 미드십 PHEV 스포츠카 'i8' 개발을 전두지휘한 바 있다. 이후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고 N 브랜드를 설립한 초기에 BMW 시절 경험을 살려 미드십 스포츠카를 계획했다. 이 프로젝트는 회사 내부에서 '회장님 차'라고 불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이 차를 출시할 경우 가격이 15만 달러(약 2억 1,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당시에는 현대차 로고를 달고 팔기엔 너무 과분한 가격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사회의 결정으로 '회장님 차'는 잠시 미뤄졌고 i20 N과 벨로스터 N, 아반떼 N 등 대중적인 고성능 모델 개발에 집중했다.
카본 터브 섀시 적용
수소연료전지 탑재 유력
비어만 고문은 탑기어와의 인터뷰에서 미드십 스포츠카의 스펙을 몇 가지 언급했다. 우선 리어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한 카본 터브 섀시가 적용된다. 카본 터브 섀시는 탄소섬유로 제작한 섀시로 욕조 형태로 탑승공간을 감싸는 형태가 특징이다.
현재 코닉세그, 맥라렌 등 슈퍼카에 적용되며 상당한 기술력과 비용이 필요해 대중차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를 모두 계획하고 있었다고 한다. 만약 양산으로 이어진다면 수소연료전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혼다 NSX보다 재밌을 것"
현대 헤일로 카 나올까
대중차 브랜드인 혼다의 NSX와 비슷한 성격이냐는 탑기어의 질문에 그는 "맞습니다만 그 정도로 지루한 차는 아닐 겁니다"라고 답했다.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N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양산차 최상위 라인업인 N 위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헤일로 카가 자리한다. 앞으로도 계속 설계도로 남아있기보단 머지않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소식을 접한 해외 네티즌들은 "현대는 요즘 가장 흥미로운 차를 만드는 것 같다. 전기 하이퍼카가 허상이 아닐 수도 있다", "현대가 N 브랜드 첫 타자로 슈퍼카가 아닌 핫해치를 내놓은 게 마음에 든다. 기본기부터 다지고 미래에 특별한 결과물을 내놓는 편이 훨씬 낫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네티즌들은 "글로벌 탑 급으로 가려면 헤일로 카는 필요하다", "제네시스가 해야 할 일을 N이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이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