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에 따라 신차 안전성 테스트의 요구 조건도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옛날에는 탑승자 보호에만 집중해도 충분했지만 현재는 보행자의 안전도 신경 써야 한다. 보행자와 불가피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부상 수준이라도 줄이는 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돌출부를 최소화한 전면부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데 포드는 여기서 한 단계 진보된 안전사양을 적용하려는 모양이다. 카버즈(CarBuzz)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최근 미국 특허청(USPTO)에 보행자 보호 에어백 특허를 출원했으며 세단, SUV, 픽업트럭 등 전 차종과 미래에 출시될 자율주행차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최초는 볼보 V40
머리 보호에 집중
사실 보행자 보호용 에어백의 원조는 볼보다. 볼보는 지난 2013년 V40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적용해 주목받은 바 있다. 차체에 장착된 7개의 센서가 보행자 충돌을 감지하면 보닛 밑에 있던 에어백이 펼쳐져 보행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하는 원리다.
정확히는 보닛 힌지 부분이 올라오면서 완만한 경사를 이뤄 보행자의 충격을 1차로 줄여주며 앞 유리 일부와 양쪽 A 필러를 덮는 에어백이 전개돼 보행자의 두부와 상반신 부상을 저감한다. 볼보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행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의 20~30%를 감소할 수 있다. 포드의 보행자 에어백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앞 범퍼부터 보닛까지
충돌 후 상황도 대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도면에 따르면 포드의 보행자 에어백은 볼보보다 광범위한 면적을 커버한다. 볼보의 보행자 에어백이 앞 유리와 A 필러를 덮었던 것과 달리 포드는 보닛부터 라디에이터 그릴, 앞 범퍼 하단까지 에어백이 여러 부분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보닛 등 전면부가 높은 풀사이즈 SUV, 픽업트럭 등에 적합한 설계로 보이며 일반 세단과 소형 SUV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앞 범퍼부터 그 아래를 덮는 부분은 특히 주목할만하다. 보행자가 차량과 충돌한 후 차체 하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여러 부수적 효과 기대
수리 비용 절감할 수도
업계는 포드의 보행자 에어백이 여러 부수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자동차 디자인의 자유도가 소폭 향상될 수 있다. 현행 자동차들은 보행자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보닛과 엔진 사이에 일정한 공간이 존재한다. 보행자 에어백이 이를 대신한다면 보닛을 더욱 낮게 위치시켜 날렵한 디자인과 공기역학 성능을 모두 챙길 수도 있다.
또한 수리비 절감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자동차 전면부에는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 등 고가의 전장 부품이 탑재되는데 보행자 사고로 인해 해당 부품이 함께 파손되는 경우가 많다. 보행자 에어백은 보행자뿐만 아니라 차체에 전달되는 충격도 완화해 전반적인 수리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