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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Nov 03. 2020

가성비 역대급인데 조용히 출시됐다는 쏘나타 잡을 신차

지난 20일, 쉐보레가 더 뉴 말리부를 출시했다. 계속되는 단종 소문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제 이 차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거냐”라며 아쉬움을 자아냈던, 바로 그 말리부다. 연식 변경을 거친 더 뉴 말리부는 경쟁 모델인 쏘나타를 충분히 견제할 만한 가격과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나섰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가성비 역대급이다”라는 평가와는 달리, 말리부의 출시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 출시 전부터 여러 광고와 기사가 나오는 여느 신차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출시된 줄도 몰랐다", "쉐보레는 광고를 하긴 하는 거냐"라는 말이 들려올 정도다. 오늘은 비록 출시된 줄도 몰랐지만, 뜻밖의 좋은 가성비로 소비자들에게 찾아온 더 뉴 말리부에 대해서 알아보자.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차량 외부 디자인이다. 신형 말리부에는 레드라인 스페셜 에디션이 새롭게 추가됐다. 레드라인 에디션은 스포티함을 강조하며, 블랙 보타이와 블랙 크롬 서라운드가 적용된 프론트 그릴을 적용해 고급감을 더했다. 


레드라인 레터링과 블랙 아웃사이드 미러 그리고 레드 컬러 포인트를 더한 전용 19인치 블랙 알로이 휠이 더욱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또한, 기존 색상에 신규 미드나잇 블루 컬러를 추가로 선보이며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미드나잇 블루는 말리부의 젊은 감성을 더욱 돋보이게 할 전망이다.

혁신적인 디자인 꿈꿨지만

“메기”라고 놀림당하는 쏘나타

출시 당시, 혁신적인 디자인의 스포티 중형 세단 이미지를 추구했던 쏘나타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전면부는 보석 원석을 깎아낸 듯한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의 유광 블랙 컬러 그릴을 적용했다. 강렬한 전면부를 통해 국민차, 택시 차라는 친숙한 이미지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작전이 크게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네티즌들은 쏘나타의 디자인을 보며 “메기도 이동 수단이 될 수 있구나”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런 반응들은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저조한 판매 실적이 계속됐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쏘나타는 고작 5만 2,400대를 팔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2%나 감소한 판매량이다.

스마트폰 프로젝션 기능과

동급 최고급 안전사양이 추가됐다

신형 말리부에는 무선 스마트폰 프로젝션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은 물론 전화, 문자 등 스마트폰 주요 기능들을 별도 USB 케이블 연결 없이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쉐보레 측은 “신형 말리부에 새롭게 적용한 무선 스마트폰 프로젝션 시스템은 고객들에게 차원이 다른 편리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별도 옵션으로 제공해오던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과 후측방 경고 시스템을 기본 안전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한 점도 눈에 띈다. 이와 더불어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저속 및 고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다. 


쏘나타도 출시 당시에는 디지털 키, 빌트인 캠, 음성인식 공조제어,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프리미엄 고성능 타이어 피렐리 P-zero 적용 등 현대차가 최초로 선보인 편의 사양들이 많았다. 그러나 2020년 현재,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에 이와 같은 사양이 대부분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양에 있어선 쉐보레에 대적할 만한 큰 변수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가격 비교해 보니

말리부가 더 싸다

제일 중요한 가격을 비교해 보자. 2021년형 더 뉴 말리부의 경우에는 E-Turbo LS 모델 2,364만 원, E-Turbo LT 모델 2,585만 원, E-Turbo Premier 모델 2,895만 원, E-Turbo 레드라인 에디션 2,990만 원, 2.0 Turbo LT 스페셜 모델 3,022만 원, 2.0 Turbo 스페셜 Premier 모델 3,298만 원, 2.0 Turbo 레드라인 에디션 3,338만 원으로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 


한편, 올해 상품성 개선을 거친 8세대 쏘나타의 경우에는 가솔린 트림 가격이 2386만 원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프리미엄 트림은 2,631만 원, 프리미엄 패밀리는 2,876만 원, 프리미엄 밀레니엄 3,053만 원, 인스퍼레이션 3298만 원으로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 결론적으로 가격대가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오히려 쉐보레 말리부가 약간 더 저렴한 가격대를 갖고 있기도 하다.

“말리부가 쏘나타보다 더 낫다”

“디자인이 우리나라 감성은 아니지”

쉐보레 말리부는 특히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모델이다. "잔고장이 없는 중형 세단은 말리부가 유일하다"라는 차주들의 증언이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이번 상품성 개선 모델이 출시되며 라이벌인 쏘나타도 언급됐는데, 한 네티즌은 ”말리부가 쏘나타보다 더 낫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션과 불편한 뒷좌석 등이 단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2.0터보 9단 미션 적용하고 출시하면 대박 날 텐데 답답하다”라며 향상된 미션을 탑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일부 네티즌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내장재 고급화도 적용해서 팔아라”, ”실내 인테리어 같은 게 우리나라 감성이 아니어서 좀 고민하게 된다”라며 아쉬운 실내 디자인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까지 가성비가 출중한 더 뉴 말리부를 살펴봤다. 출시 당시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쉐보레의 간판 모델이라고 불리는 말리부가 한층 완성도 높은 스타일과 편의성으로 업그레이드됐다"라며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쉐보레 측의 주장처럼 대체적으로 네티즌들 반응은 좋았지만, 일각에선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미션과 실내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요즘 판매 실적이 부진한 쏘나타는 가뿐하게 제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산차라는 큰 메리트가 있지만, 실제로 최근 애매한 입지에 난항을 겪고 있는 쏘나타이기에 아예 신빙성이 없는 주장은 아니다. 향상된 상품성과 디자인으로 돌아온 더 뉴 말리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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