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연말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수입차 브랜드 대다수가 연간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일부 브랜드는 상당한 할인 폭을 내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하는데 이 경우 프로모션 이전에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에는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은다. 폭스바겐은 작년 12월 주요 모델을 큰 폭으로 할인 판매했다. 제타는 18%, 아테온과 티구안은 19% 할인했으며 일부 딜러사는 여기에 추가 할인 혜택을 더해 최대 21% 할인된 가격에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폭스바겐의 할인 프로모션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티구안 할인율 3.5%
여론 악화 의식한 듯
6일 수입차 영업 일선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사들은 준중형 SUV 티구안을 3.5%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준중형 세단 제타는 할인 없이 정가에 판매하며 중형 세단 아테온은 10% 할인이 적용된다. 지난 12월 할인 프로모션이 시작되기 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 보상 요구가 이어지자 할인을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할인 프로모션 당시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의 정가는 4,790만 원이었다. 여기에 20% 할인을 적용할 경우 3,832만 원에 구매가 가능했는데 이는 정가보다 958만 원 저렴한 수준이다. 작년 12월 이전 해당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해 단체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차주 분노 폭발
손해액만 수백만 원
2022년 12월 프로모션 전에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기존 차주들은 "딜러사가 연말 대규모 할인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판매했다"며 "우리는 차량 구매 전 연말 할인이 있는지 물어봤고 프로모션이 없다는 딜러의 말만 믿고 구매했는데 결국 수백만 원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폭스바겐코리아와 딜러사들에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폭스바겐 딜러사 관계자는 "연말 할인 프로모션 반응이 좋으면 다음 해 1월까지 할인을 유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작년 말 할인 프로모션 적용 대상이었던 티구안이 많이 팔려서 이번에도 프로모션이 이어질 분위기였는데 여론이 급격히 나빠져서 결국 할인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보상 요청한 차주들
"본사는 책임 없다"
폭스바겐의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대한 기존 차주들의 분노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할인 이전에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구매한 A씨는 "연말 할인 프로모션 계획이 없다는 말을 듣고 차량을 정상가에 구입했는데 비슷한 피해를 본 소비자들만 수백 명에 달한다"며 "피해자들과 연합해 폭스바겐 코리아와 딜러사에 보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들 중 누구도 아직까지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할인 프로모션을 비롯한 딜러사의 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딜러사는 폭스바겐과 독립된 업체"라며 "딜러사 재량의 프로모션에 본사가 개입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