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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17. 2023

성차별 논란 불 지핀 여성 주차장, 결국 이렇게 됩니다

그간 말 많고 탈 많았던 '여성 전용 주차장'이 마침내 폐지된다. 지난 2009년 서울시에서 처음 도입한 후 14년 만이다. 본래 거동이 불편한 임산부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여성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그동안 많은 논란과 오해가 있었다.


'여성 전용'이라는 명칭으로 인해 대부분 여성만 주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이에 따른 문제도 여럿 발생했다. 기존 여성 전용 주차장으로 운영되던 자리는 향후 임산부를 포함해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배려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인데 그간 어떤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보자.


가족 배려 주차장 신설

영유아 등 혜택 폭 확장

서울특별시청 / 사진 출처 = "Wikipedia"
남녀불문 교통약자 주차 공간 / 사진 출처 = "마포구청"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을 지난 6일 서울시 의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여성 우선 주차장 주차 구획을 '가족 배려 주차장' 주차 구획으로 변경함으로써 여성뿐 아니라 노인,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등 더욱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여성 전용 주차장 주차 구획의 경우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주차 관리원이 인접한 곳에 위치했으나 가족 배려 주차장은 이동 통로와 가까운 곳 혹은 CCTV와 인접한 곳으로 이동될 예정이다. 한편 기존 여성 우선 주차장은 차량 30대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에서 전체 주차 면수의 10% 이상 배정하도록 강제됐다.


탈 많았던 여성 전용 주차장

범죄 등 역효과로 치닫기도

하지만 여성 전용 주차장에 분홍색 구획선이 들어가 있기만 할 뿐 CCTV 설치 등 치안 확보는 미비한 곳이 많아 성적 구역 분리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해외에서는 "남성과 동등한 시험을 쳐 운전면허를 획득한 여성에게 주차 난도가 낮은 자리를 별도 배정한다는 건 여성 입장에서도 차별"이라는 반응을 보여 국제 망신이 따로 없었다.


작년 6월에는 임산부를 태운 남성 운전자가 여성 전용 주차 구획에 주차하려고 하자 비 임산부 모녀가 여성 운전자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막아선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는 여성 전용 주차장에 주차하는 여성 운전자를 노린 범죄도 여럿 발생해 여성 전용 주차장의 존재 가치에 관한 대중들의 의구심이 극에 달했다.


우선은 서울시만 적용

"성 평등에 가까워졌다"

공영주차장
사진 출처 = 페이스북 "의왕시청"

이번 개정안을 통해 오는 3월부터 시내 공영 주차장과 각 구청, 산하 기관 등에 위치한 여성 우선 주차장 표시를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순차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아쉽게도 당장은 서울에서만 적용되지만 점차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네티즌들은 "여성 전용 주차장은 남성과 여성 모두를 차별하는 정책이었는데 마침내 성평등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애초에 법적 강제성도 없는데 '여성 전용'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부터가 웃겼음", "남자든 여자든 주차를 못 하면 연습을 충분히 하든가 아예 운전하지 말든가 해야지 정부 차원의 배려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임"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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