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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20. 2023

저렴한 유지비에도 존재감 바닥이라는 국산차, 무엇일까?

기아 스포티지

LPG 자동차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이 지났지만 전체 판매량은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인다. 그나마 LPG 차량 비중이 높았던 렌터카와 택시도 점차 전기차로 대체되는 분위기 속에서 LPG 자동차의 전망은 암울하다.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LPG 자동차 등록 대수는 189만 9,867대로, 일반 판매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2월(202만 3,585대) 대비 6%가량 줄었다.


디젤 엔진이 퇴출당하는 과도기에서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으며, 전동화 전환 시기의 징검다리 역할은 사실상 하이브리드가 독차지했다. 이에 LPG 차의 일반 판매 허용 이후 LPG 라인업을 늘리던 국내 완성차 업계도 현재는 그 규모를 줄여나가는 추세다.


전기차에 입지 뺏겼다

영업용 차 시장 변화 커

기아 니로 플러스 택시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세종ll티에리아"님
현대 아이오닉 5

LPG 자동차가 힘을 못 쓰는 이유 중 하나로 전기차가 꼽힌다. LPG 차량 비중이 높았던 영업용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가 등장한 이후 점유율이 급격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기 택시의 경우 일반 전기차보다 더 많은 보조금이 주어지며 부제도 없어 원하는 요일 언제든 운행할 수 있는 등 혜택이 많다. 각종 케미컬류나 브레이크 패드 등 소모품 관리의 편의성에 따른 기사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렌터카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신차나 평소 접해보지 못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렌터카 회사들도 전기차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쏘카, 그린카 등 카셰어링 업계에서 이러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피플카의 경우 작년 말부터 편도 이용 서비스인 리턴프리 차량으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만 운영하고 있다.


선택의 폭도 좁아

옵션 역시 빈약해

르노코리아 QM6
현대 그랜저 2열 리클라이닝 시트 / 사진 출처 = 브런치 "View H"

생각보다 오랜 기간 인기를 끄는 SUV 모델 중 LPG 모델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SUV 중 LPG 모델이 탑재된 모델은 기아 스포티지와 르노코리아 QM6, 쌍용차 토레스 바이퓨얼까지 세 가지뿐이다. 그나마 얼마 전까지만 해도 QM6가 유일했던 시장에 스포티지와 토레스가 가세해 이 정도다. 준중형 모델인 현대 아반떼, 중형 모델인 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코리아 SM6, 준대형 모델인 현대 그랜저, 기아 K8 등 라인업이 다양한 세단 시장에 비하면 선택의 폭이 너무나 좁다.


가솔린 모델 대비 옵션이 빈약해 외면당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랜저 LPG 모델의 경우 가솔린 모델과 달리 2열 리클라이닝 및 통풍과 퀄팅 천연가죽 시트가 포함된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없다. 심지어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에서는 가솔린 엔진만 고를 수 있다.


발전 없는 파워트레인

틈새시장밖에 답 없어

르노코리아 QM6 LPG 엔진룸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LPG 충전소

유독 발전이 더딘 LPG 파워트레인도 실적을 깎아내리는 이유 중 하나다. 유럽의 2035년 내연기관 종말 정책에 맞춰 완성차 업계 대부분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올인하고 있으니 LPG 파워트레인이 개선될 리가 없다. 현재 그나마 판매량이 높은 QM6도 SM5가 판매되던 시절부터 올라가던 2.0L LPG 엔진의 개량을 거듭해 사용한다. 현대 그랜저와 스타리아, 기아 K8의 경우 나름 고성능을 발휘하는 3.5L V6 LPG 엔진이 탑재되지만 같은 모델의 3.0L 가솔린 엔진과 성능이나 효율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LPG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LPG 자동차의 일반 판매가 허용된 직후인 2019년 4월 1만 1,092대에 달하는 LPG 차량이 판매됐지만 지난 1월에는 반 토막 수준인 5,535대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동화 전환 시기에서 LPG 차량이 제대로 경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성비를 강조한 틈새시장 공략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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