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에서 대낮에 승용차를 몰며 차량과 버스 등 6대를 잇따라 들이받으며 난폭운전 한 20대 여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출동한 경찰의 정지 명령에도 A씨는 이에 불응하고 도주 행각을 벌였는데, 결국 인근에 있던 중장비까지 동원한 뒤 A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당초 음주 의심 신고를 받고 충돌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평소 ‘이것’을 복용해 온 사실을 파악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DNA를 의뢰하자 충격적인 결과가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소변검사에서 검출된
마약류 식욕억제제 성분
2일 서귀포경찰서는 A씨가 난폭 운전을 한 이유를 전했는데,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8일 마약류에 해당하는 식욕억제제 과다 복용으로 A씨가 환각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의 정차 요구를 불응하는가 하면 체포 직후에는 “전쟁이 나서 사람들을 피신시켜야 하는데 경찰이 방해하고 있다”고 횡설수설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A씨가 타고 있던 차량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욕억제제가 발견됐는데, 이를 의심한 경찰은 소변 검사를 진행했고 항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 성분이 검출된 것. 해당 성분은 식욕 억제 작용을 통한 비만 치료에 쓰이는 정신 흥분제로 과다 복용할 경우 환각 증상 및 의존성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어머니 약까지 훔쳐
복용하기도
경찰은 A씨가 펜타민 성분이 함유된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라고 밝혔다. A씨가 거주하는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의 인근 병원에서 식욕억제제 7종을 처방받아 복용해왔고, 이를 통해 약 40kg의 체중을 감량했다고 부연했다.
A씨가 제주에서 이 같은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지난달 초 여행 겸 제주로 홀로 내려와 지인과 함께 지내다 환각 상태에 빠져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A씨 어머니 진술을 통해 어머니가 처방받았던 식욕억제제까지 몰래 가지고 제주에 간 정황을 확인했는데, 어머니가 처방받은 약 3종 중 1종이 향정신선의약품 펜터민 성분이 포함한 사실이 파악됐다.
효과 좋다는 약으로
10대에서도 유행 논란
한편 환각 상태로 난폭 운전을 한 A씨로 인해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과 승용차 탑승자 1명 등 3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A씨는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6대를 들이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및 난폭 운전 입건됐으나, 현재는 풀려나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A씨가 마약류 식욕억제제 의존증이 있었다는 주변인 진술을 통해 추가로 처방받아 복용한 약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식욕억제제가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에,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