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제조사에서 다양한 전기차들이 출시하면서, 개인택시와 법인 택시들이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전기차로 바꾸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 출시 초기 당시 전기차 택시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고, 일반 모델보다, 택시의 비율이 더 많은 모습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기준 신규 등록된 택시 3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
전기차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택시 기사들은 적은 유지비와 신형 모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최근 전국 각지에서 전기차 택시 사고가 유독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사고에 대해 일각에서는 “급발진 때문이다” 혹은 “택시 기사의 운전미숙이다”라는 의견의 분분한 상황인데,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택시의 돌진
이유는 급발진?
지난 15일 서울 관악구에서 택시가 보행자와 차량 5대를 연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 사고를 낸 70대 택시 기사는 사고 원인이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운전자 70대 택시 기사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게다가 3월 19일에는 전주에서 전기차 택시가 상가로 돌진해 건물이 크게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택시를 운전했던 67살 택시 기사는 사고 경위에 대해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이 되었다”라고 주장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대구에서도 급발진으로 주장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세 사고에 공통적인 부분은 모두 운전자들이 60대 후반에서 70대로 '고령' 운전자라는 점이다.
운전경력이 많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 운전미숙
경찰은 전기차 택시의 사고에 대해 운전자가 고령이라는 점과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인해 브레이크와 엑셀을 헷갈려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급발진 의심 사고 증거로 있던 블랙박스에서는 차분하게 “브레이크가 안 먹어”라는 음성이 적나라하게 녹화된 영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페달 부분 블랙박스를 가지고 있는 택시 기사들은 없었고, 단순히 택시 기사들의 주장에 따라 사고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 결국 대부분 급발진 의심 사고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져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지만, 급발진 사고로 인정될지,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그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놀랍게도 국내에서
인정된 급발진 사고는 0건
전기차 이외에도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급발진 의심 사고는 수도 없이 발생했고, 피해 사례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집계된 급발진 의심 사례는 총 766건이었지만, 사고 원인이 급발진이라는 인정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실제 급발진 사고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인 EDR 자료는 대부분 브레이크가 작동되었다는 기록이 대부분이었지만, 모든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행법상 급발진을 증명하는 것은 운전자의 몫이며, 제조사는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자동차 엔진과 전기차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운전자들은 급발진을 증명하기 위해 어려운 싸움을 이어 가야 하고, 불리한 싸움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전기차를 비롯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지속된다면, 운전자들은 하루하루가 고비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