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는 잘만 고르면 신차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차를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 역시 적지 않다. 그중 가장 큰 건 좋은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 중고차 딜러들은 각 매물의 하자를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을뿐더러 하자를 인지했더라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에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은 소비자가 좀 더 안심하고 중고차를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엔카닷컴과 케이카의 '홈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꼼꼼하게 점검된 양질의 중고차를 비대면으로 구매해 원하는 곳으로 탁송 받고 차량에 하자가 있으면 환불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이를 이용했다가 최악의 경험을 했다는 후기가 올라와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대금 지불했는데...
예정일보다 늦어진 배송
지난 18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케이카에서 본네트 안열리는 차 산 후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달 9일 케이카 홈서비스로 르노삼성(현 르노코리아) 뉴 SM5 플래티넘 중고차 대금을 결제했다. 다음 날인 10일까지 배송된다는 안내를 받은 설렘도 잠시, A씨는 케이카 창원 마산지점 차량 평가사 B씨로부터 예상치 못한 연락을 받았다.
A씨가 받아볼 차량의 헤드라이트 수리가 예정되어 13일 토요일에야 배송이 가능한 상황이나 회사 내부 사정에 의해 배송 예정일을 10일로 안내했다는 것이다. 처음 안내받은 배송 예정일에 맞춰 자동차 보험까지 가입한 A씨는 불쾌한 마음이 들었지만 준비되면 다시 연락 주겠다는 B씨의 말을 믿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열리지 않는 보닛
조치에도 한참 걸려
하지만 13일이 되자 B씨는 약속과 달리 A씨에게 연락하지 않고 탁송을 진행했다. 본래대로 10일에 차를 받았다면 당일 근처 정비소에서 간단한 점검을 받으려던 A씨는 정비소 휴무일인 주말을 그대로 보내고 월요일도 직장 일로 지나친 후 화요일이 되어서야 정비소에 들를 수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정비사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닛이 열리지 않아 점검할 수 없으며 억지로 열다가 문제가 생기면 복잡해지니 차량 환불을 권한 것이다.
중고차 구매 전 케이카로부터 사전 점검이 끝난 매물이라는 안내를 받았던 A씨는 "어처구니가 없었다"라며 "평가사 B씨에게 연락해 가까운 케이카 협력사로 갔다"라고 설명했다. 협력사 측은 임시 조치에 3시간, 부품 교체에는 4일이 걸린다고 안내했다. 황당한 일이 연속으로 발생하자 질린 A씨는 결국 차량 환불을 요청했다.
환불 과정마저 험난했다
"중고차 바닥 다 똑같네"
하지만 케이카 측은 차량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만 환불이 가능하다며 이를 거절했었다. 예정된 날짜보다 차량을 늦게 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말이 껴버려 4일 차에 환불을 요구한 A씨는 "환불을 못 하게 할 목적으로 일부러 주말을 끼고 보낸 것 아니냐"라며 의심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결국 케이카 측은 환불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탁송 기사를 부르는 대신 A씨가 직접 운전해 차량을 되돌려놓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전적으로 차량 결함에 의한 환불임에도 차량 연료비, 며칠 먼저 들었던 자동차 보험, 차량 반품 과정에서의 교통비와 시간 등을 손해 봤다", "유명 배우가 광고해도 중고차는 중고차이니 잘 생각하고 현명한 구매하시길 바란다"라며 글을 마쳤다. 네티즌들은 "결함 있는 차를 어떻게든 떠넘기려고 수작 부리려다 포기한 듯하다", "변심 환불도 아닌데 탁송비 부담이라니 말도 안 된다", "대형 업체든 소규모 딜러든 중고차 바닥 다 똑같네"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