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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27. 2021

볼보가 국내 소비자들 보란 듯 없애버린 사양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스크로 인해 서로의 입모양을 읽을 수 없고 나아가 표정까지 숨기게 되는 형국이다. 연인들은 바이러스가 무서워 애정표현도 제대로 못하니 안 그래도 감정을 표현하기 힘든 한국 사회에서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다. 


그런데 코로나 이전에는 어땠을까? 아, 그때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다. 지독한 미세먼지 탓이다. 미래의 아이들에게는 하늘색이 회색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던 그때를 떠올려 보면, 하늘이 아니라 눈앞이 뿌예지곤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런 마음을 눈치챘는지 환경 오염의 원인 중 하나인 자동차에 친환경을 더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해외 브랜드가 한국의 대기오염을 신경 써준다는 말까지 나와 더욱 화제다. 어찌 된 일인지 함께 알아보자.

디젤 라인업 없앤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수입차들은 국내에서 디젤 모델을 함께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휘발유보다 경유가 저렴하고 경제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여전히 디젤 차량의 수요가 높다. 그런데 볼보가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선보이는 V90에 과감히 가솔린 라인업만 들여와 화제다. 


신형 V90의 전면은 3D 형태의 엠블럼과 새롭게 디자인된 라디에이터 그릴, 전방 안개등, 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적용됐다. 디자인의 변화보다 중요한 건, 전 트림에 초미세먼지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어드벤스드 공기 청정 기능 및 미세먼지 필터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볼보가 환경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디젤 차량 수요가

아직도 높은 이유

하지만 앞서 말했듯 한국에서는 아직도 디젤 수요가 높다. 왜 그럴까? 짧게 역사를 훑어보자. 디젤차는 가솔린차와 비교할 때 뛰어난 연비와 보다 저렴한 경유 가격 등으로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심지어 2012년에는 50.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솔린차를 앞지른 전례도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수입차 업체들이 디젤 차량을 공격적으로 선보인 결과 점유율 68.8%를 기록하며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디젤차일 정도로 디젤 열풍이 불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볼보가 국내에 “디젤차를 들여오지 않는다”라는 것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한국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환경 오염의 주범

클린 디젤은 옛날 얘기다

그러나 5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디젤 엔진을 없애는 추세다. 최근 디젤 차량은 수많은 연구결과에 따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디젤 차량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을 받았던 디젤 차량이 '클린디젤'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질 정도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실정이다. 


게다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디젤 차량 전성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오명하에 소비자들에게 더욱 외면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요즘은 오히려 디젤 모델을 들여오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안 팔리는 디젤차를 한국에 재고떨이 하는 것 아니냐”라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려온다.

디젤만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택한 하이브리드

좀 더 깊게 생각해보자. 환경오염은 아주 복잡한 문제다. 디젤 차량만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가솔린엔진도 환경오염 물질을 아예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디젤 차량의 오염물질 생성을 줄이기 위해 디젤 분진 필터,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등을 탑재해 디젤차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디젤 차량만으로 환경문제를 국한 시키는 것은 지엽적인 사고방식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볼보가 단지 가솔린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것도 이를 기저에 둔 선택일 것이다. 친환경 파워트레인 하이브리드는 날이 갈수록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소비자들에게 연비도 챙기고 환경도 챙기는 실속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도로 위 안전부터

지구의 안전까지

실제로 볼보코리아는 2040년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본사의 탄소 배출량 저감 액션 플랜에 따라, 앞으로 출시될 모든 모델의 순수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을 마일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대체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더 높은 연비 효율성과 정숙 주행,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배출가스를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특히 한국 대기 환경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최초로 국내서부터 디젤 엔진 판매를 전면 배제하기 시작했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에 따르면,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은 도로 위 안전을 넘어 지구의 안전으로까지 우리의 역할과 책임감을 확장하는 최상의 솔루션"이 될 거라고 한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환경, 효율성은 물론 운전의 즐거움까지 한 단계 더 진화된 스웨디시 럭셔리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볼보가 칭찬받는 이유는 단지 디젤 차량을 없애서가 아니라, 먼 미래를 바라보고 푸른 지구를 위해 솔선수범 나섰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친환경에 앞장서는 나라, 스웨덴 브랜드답다”라는 네티즌의 반응이 이러한 생각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겠다. 


우리 모두 잠시 지구를 빌렸다가, 잠시 지구에 머물렀다가 간다는 생각으로 살았으면 한다. 그러므로 볼보가 “유별나게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기업이라면 마땅히 갖고 있어야 할 마인드를 가진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며, 볼보의 행보가 다른 브랜드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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