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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05. 2021

"잘 팔릴 수밖에" 지난달 역대급으로 많이 팔린 수입차

8월로 접어든 이 시점에 7월 자동차 판매량이 공개됐다. 항상 자동차 순위가 나올 때는 관심이 집중되는데 특히 6월에 그랬다.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크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만년 1위를 고수하던 벤츠 E클래스는 난데없는 추락에 5위까지 떨어지고 BMW 5시리즈는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런데 7월에 더 흥미로운 일이 생겼다. 7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잠깐 살펴보면 이번 달 소비자의 선택은 역시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였다. 자동차 수입 브랜드 중에서 한 곳은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고 SUV는 꾸준히 잘 팔리던 이 차종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런 변동으로 7월 판매량 순위에 대한 네티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7월 자동차 판매량을 낱낱이 파헤쳐보려 한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92만 4,000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가 역대 최대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3년 평균을 유지한 수준이다.


국산차 판매는 75만 6,000대로 6.2% 감소했다. 국산차 중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전년대비 각각 1%, 0.8% 줄어들었지만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3사의 판매량은 34.9%나 급감했다. 국산차 판매량 급감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부과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시장 참여 금지 등 수입차 대비 국내차 역차별 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라며 “국산차가 수입차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상반기 국산차 판매는 줄었는데

수입차는 오히려 늘어나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다소 줄어들었고 수입차와 대형차, 고급차 판매는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산차 판매가 6.2% 감소한 반면 수입차 점유율은 급상승했다.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16만 7,000대로 전년대비 17.9%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15%에서 3.1% 오른 18.1%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3.8% 상승한 31.9%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브랜드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10만 4,000대로 작년 8만 4,000대보다 23.9% 증가했다.또한 미국 브랜드 역시 상반기 1만 대 판매를 돌파한 테슬라와 대형 SUV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만 2,000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요즘 가성비 수입차 많아져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수입차 연간 판매량을 보면 2018년 26만 705대에서 2019년 24만 4,780대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7만 4,859대로 연간 최다판매 기록을 수립했다. 올해 이 같은 판매추세가 지속된다면 30만대 돌파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수입차의 판매기록이 지난해부터 다시 급등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요즘 국산차 가격이 꽤 많이 올라 이제는 수입차와 비교하게 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반면 수입차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변함없는 가격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동급으로 비교하자면 당연히 아직까지는 수입차보다 국산차가 가성비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산차 가격이 꽤 많이 올랐고 그에 비해 수입차는 가격 프로모션 진행이 잦다. 그렇기에 “수입차는 비싸다”라고 생각했던 소비자들은 가격만 비교했을 때 “수입차의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라고 생각을 하며 국산차와 큰 가격 차이 없이 수입차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승용차 부문에서

세단 판매량 넘어선 SUV

국산차와 수입차의 판매 양극화가 커지면서 덩달아 고급차 판매도 늘었다. KAMA에 따르면 벤틀리,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평균 판매가 4억원 이상인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량은 역대 상반기 최대치인 765대로 집계됐다.


차종별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여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SUV가 판매 호조를 보였다. 상반기 SUV 등 다목적차량 판매량은 6% 증가한 39만 7,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 SUV의 경우 전년대비 53.6% 급증해 전체 증가세를 이끈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SUV보다 꾸준하게 잘 팔리던 세단은 중형 10.5%, 대형 15.3% 감소해 전체로는 11.1% 줄어든 38만 3,000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

판매량 급상승

친환경차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15만 7,000대로 전년대비 72.9%가 늘었다. 신차 판매 기준 시장 점유율 역시 9.6%에서 17%로 뛰어올랐다. 전기버스는 전년 대비 113.5% 늘어난 363대가 신규 등록됐고, 중국산 비중도 35%에서 41%로 증가했다. 수소버스는 13대가 신규 보급돼 전기버스 대비 보급 속도가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는 4,300대로 작년 상반기 2,600대에서 66.3%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만 5,000대로 시장 점유율이 약 2배 확대되어 4.3%가 됐지만, 수입차 비중이 60%로 전년 대비 7% 상승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개별소비세 부과 시점 차이와 전기차 보조금을 노린 수입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 수요 고급화 등이 이 같은 양극화를 야기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달리는 테슬라 위에

나는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가 전달 대비 2배 넘게 판매되면서 3달 만에 테슬라로부터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탈환했다. 5월과 6월 각각 모델 Y와 모델 3로 수입차 모델 1위를 차지한 테슬라는 7월 등록 대수가 22대로 급감하면서 수입차 브랜드 등록 순위는 3위에서 23위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벤츠 E클래스는 6월 테슬라 모델 3와 BMW 5시리즈에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7월에 1위를 탈환했다. E클래스는 지난달 2,567대가 등록돼 6월 1,181대에서 117.4% 늘어났다.


1위인 벤츠 E클래스에 이어 BMW 5시리즈는 1,601대가 판매됐고 벤츠 S클래스는 1,530대, 아우디 A6는 1,274대, BMW 3시리즈는 834대가 판매되면서 판매량 탑 5에 올랐다. 특히, S클래스는 기본 출고가격이 1억 원이 훌쩍 넘는 고가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올 4월부터 꾸준히 상위권에 포진했다. 7월 한달 동안 1,522대가 판매됐고 누적판매량은 6,060대로, 연 1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왜 판매부진한가

지난 6월 벤츠 E클래스가 5위까지 떨어졌고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가 수입차 톱5 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는 한국수입차협회에 가입신청서를 내지 않았고 한국 수입차 협회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공식 판매량 집계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의 차량 신규 등록 대수 자료를 기반으로 우회적으로 알아본 결과 테슬라 모델 3의 1위가 명확했다. 대체로 모델 3 혹은 모델 Y 한 종류만 몰아서 판매되던 이전과 달리 6월에는 모델 3와 모델 Y 모두 순위권에 들면서 브랜드 판매 순위 3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6월 등록대수 4,680대에서 지난 달 22대로 급감하면서 수입차 브랜드 등록 순위는 3위에서 23위로 떨어졌다. 판매 부진의 이유는 바로 자체적인 판매 방식 때문이다. 테슬라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매 분기 첫 달 한국으로 들여와 이후 두 달간 판매한다. 분기 첫 달은 직전 분기에 들여와 판매하고 남은 재고 물량만을 팔기 때문에 판매량이 저조한 것이다. 테슬라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7월 수입차 등록 대수도 영향을 받아 6월 대비 21% 감소했다.

순위권에 있는

수입차 브랜드 특징

7월에는 독일 3사 판매가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월 전년 대비 35.8% 늘어난 7,083대를 판매해 1위에 올랐다. BMW도 6,02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7.8% 급증했다. 벤츠와 BMW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7월에도 현대차와 기아에 이어 각각 내수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아우디도 12% 증가한 2,632대를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판매실적은 총 1만 5,737대로 전년 동월 보다 38.3% 늘었다. 이들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64.5%로 새로 팔린 수입차 10대 가운데 6대 이상이 독일 3사가 판매한 차량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아울러 볼보가 1,153대를 판매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4위에 올랐다.

6위에 렉서스 ES를

본 네티즌 반응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2019년 불매운동 여파 및 닛산 철수 등으로 7월 판매량이 2.4% 감소한 1만 7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수입차 판매량 순위에는 렉서스 ES가 있었다. 렉서스 ES는 전월대비 판매량 2.9% 올랐고 전년대비 판매량 42.7% 증가한 678대를 판매됐다.


7월 수입차 판매량 순위 6위에 일본 제조사의 렉서스 SE가 올라온 것을 보 네티즌들은 “소름돋네요 이제 불매운동 끝난건가요”, “렉서스를 아직도 사는 사람은 누구야”, “1등 차를 사던 2등 차를 사건 마음대로 해라 하지만 일본 차는 사지 말아라”, “렉서스 6위인게 실화인가”, “구매자가 전부 외국인은 아닐텐데 에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완성차 5사의 7월 내수 판매량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역성장했지만, 수입차 업계는 판매량 두 자릿수 이상을 늘리며 흥행을 이어갔다. 국산차 판매 부진은 노사갈등과 신모델 투입 부족 등 기업요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해외에서 싸게 파는 브랜드인데 국내에서 비싸게 팔면 안 사는게 답이지 뭐..”, “국산은 그냥 안 사”, “현대 기아차 사고 싶었는데 요즘엔 디자인만 잘 나오고 내부 엔진이나 시스템 개선이 없어서 이젠 뭐 사고 싶은 마음도 안 든다”라며 문제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현재 국산차는 해외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급성장하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자동차는 품질이 떨어지고 저렴한 자동차로 인식됐는데 이제는 현대차와 기아를 두 축으로 독일, 영국, 미국 등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렇게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계속되는 판매 부진을 설명하긴 어렵다. 해외 시장 공략도 중요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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