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은 본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 혹은 “소비자의 선택권” 그 자체를 뜻한다. 그런데 “꼭” 넣어야 하는 옵션이라니 오늘의 제목을 본 소비자들은 모순적인 표현에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엔 다 이유가 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자동차를 구매할 때 가장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을 생각해보자.
답은 정해져 있다. 바로 “안전성”이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이른바 “필수” 옵션은 안전성과 관련이 있는 사양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던가? 두 명이 하는 일을 네 명이 하면 좀 더 믿음직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쯤 되니 주제를 눈치챈 독자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자동차의 사륜구동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안전성을 생각한다면
사륜구동을 선택하자
사륜구동은 보통 4WD로 불린다. 이는 4-Wheel Drive의 약자로, 즉 네 개의 바퀴가 모두 굴러가는 방식을 뜻한다. 차체 제어 방식이나 엔진 레이아웃이 달라 브랜드마다 그 기능이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인 개념은 위와 같다. 이중 상시 사륜구동 방식은 All Wheel Drive의 약자인 AWD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면 왜 사륜구동이 필수 옵션이라고들 말하는 걸까? 실제로 이륜구동보다는 사륜구동을 선택하는 게 안전성 면에서 더 좋기 때문이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미끄러질 확률이 감소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보통 눈이 많이 올 때 스노우 체인을 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고, 체인 가격이 싼 것도 아니라서 이를 미루다 보면 눈길에 접촉 사고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추천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구동장치 등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차량 무게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가격도 이륜구동에 비해 약 200만 원가량 비싸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륜이 이륜보다 연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륜은 바퀴 두 개가 힘을 받는데 사륜은 네 개 모두 힘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륜구동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륜구동에는 200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고 요즘에는 상황에 따라 이륜으로 작동되다가 사륜으로 작동되는 파트타임 사륜구동의 경우 연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브랜드마다
다른 이름의 사륜구동
사륜구동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브랜드마다 어떤 차가 있는지도 알아보자.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브랜드마다 사륜구동 자동차들을 표기하는 방법이 다르다. 단순히 브랜드 색깔을 위해서 이름을 달리한 걸까? 실제로 4WD, AWD 등으로 표기하는 곳도 있지만, 벤츠는 4MATIC, BMW는 xDrive, 아우디는 콰트로 그리고 현대차는 HTRAC이라는 이름을 쓴다.
사실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이들에게는 실질적으로 기능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사륜구동은 각자 브랜드에서 각기 다른 기술로 발전을 해왔다. 하나의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조금씩 기술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이 차이로 인한 성능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벤츠
4MATIC
사륜구동장치는 장치에 따라 상당한 무게를 자랑하기도 하는데, 벤츠 4matic은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자 제어식으로 차체를 제어하는 ESP와 토크를 나누는 트랙션 컨트롤을 동시에 한다. 트랙션을 컨트롤해서 의미 있는 바퀴에만 토크를 전달하게 되는데, 이런 역할을 트랜스퍼 케이스가 하게 되고 이 트랜스퍼 케이스는 변속기와 일체형으로 작동한다. 비교적 간단한 시스템으로 뛰어난 성능을 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벤츠의 4MATIC 차량은 전륜 45 대 후륜 55 정도로 세팅이 된다. 그러나 고성능 트림인 AMG는 전륜 33 대 후륜 67 정도로 설정된다. 벤츠는 대체로 후륜구동 기반이지만 소형차들은 전륜구동 기반이다. 따라서 소형차들은 ‘전기 유압식 단판 클러치’라는 방식을 이용해 필요할 때에만 사륜구동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우디
콰트로
아우디의 콰트로는 최초로 세단에 장착이 된 AWD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중 하나로, 아우디가 랠리 경기에 뛰게 될 경주용 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험지를 달리는 랠리에서 사륜구동이 더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다른 브랜드들도 아우디를 본받아 사륜구동을 적극적으로 탑재하기 시작했다. 당시 랠리 경기에 출전했던 차량의 이름이 ‘아우디 콰트로’였다.
아우디 콰트로는 토르센 디퍼렌셜 기어를 이용한다. 디퍼렌셜 기어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회전 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토르센 디퍼렌셜은 기계식 연결로, 전후 바퀴의 구동력을 훨씬 더 정확하게 배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우디 콰트로는 평소 전륜 40 대 후륜 60으로 설정돼 있지만, 바퀴의 미끄러짐 등을 감지하면 전륜에는 최대 70%, 후륜에는 최대 85%까지 구동력을 배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아우디는 6세대 모델 이후로 전자제어를 이용하며 미세한 토크 배분이 가능한 크라운 기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BMW
xDrive
BMW xDrive는 기계식인 아우디 콰트로와 달리 전자식으로 구동력의 배분이 결정된다. 변속기에 트랜스퍼 케이스, 다중 클러치 등을 통해 구동력을 분배한다. 구동력의 배분은 네 바퀴의 센서에서 보낸 정보를 분석해 다중 클러치에 명령을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토크를 제어하며 이뤄진다. 전자식으로 제어를 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전륜에 100%, 후륜에 100%까지 토크를 보낼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토크를 배분해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xDrive가 그만큼 반응속도도 빠르다는 점에 집중할 수 있겠다. xDrive에는 다른 사륜구동 체계와 같은 차동기어박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모든 과정은 실시간에 가깝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운전자는 가속페달 조작에만 신경 쓰면 될 정도로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
HTRAC
HTRAC은 현대차 최초의 승용차용 전자식 상시 사륜구동의 명칭이다. 제네시스 HTRAC은 전후륜 바퀴 4개와 서스펜션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를 CPU로 보내서 트랜스퍼 케이스에 명령을 내린다. 기본 세팅은 전륜 40 대 후륜 60으로 아우디 콰트로와 비슷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륜 90%까지 구동력을 몰아줄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토크의 배분 범위가 상당히 넓은 게 HTRAC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구동력 배분을 설정된 대로가 아니라 운전자가 임의로 설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실제로 HTRAC엔 차내에서 설정할 수 있는 주행 모드 별로 별도의 구동력 분배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지금까지 쭉 살펴봤듯이 사륜구동은 안전성 면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을 때 가격대도 높아지고, 아무래도 차량 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고장이 날까 봐 불안한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륜구동이 필수 옵션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마지막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어떤 선택을 하든 안전운전은 필수라는 것이다.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시피, 빗길이나 눈길에서 사륜구동 차를 타고 있다고 과속을 하면 접촉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나 깨나 불조심 그리고 “차 조심”이라는 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 안전 운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