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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Oct 12. 2021

"BMW보다 비싸다"는 기아차, 국내엔 왜 못파는걸까?

“여러분은 기아차를 웃돈 주고 사시겠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 곳이 있다고 한다. 물론, 한국의 이야기는 아니고, 북미에서 일어난 일이다. 오직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어진 기아의 ‘텔루라이드’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기아 텔루라이드는 미국에서 동급 대비 가성비가 좋은 차량으로 인식되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이 소문은 한국에까지 퍼져, “제발 국내에도 출시해 달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아우성까지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도 국내 출시가 어려운 이유가 있다고 한다.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일지 함께 파헤쳐 보자. 

텔루라이드는 

어떤 차일까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과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띄는 텔루라이드는, 전륜구동 기반의 준대형 SUV이다. 3열 8인승 패밀리 SUV답게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고, 차체는 모노코크 방식으로 비틀림 강도를 높여 내구성을 확보했다. 텔루라이드는 길이 5,000mm, 넓비 1,990mm, 높이 1,750mm, 휠베이스 2,900mm로 팰리세이드보다 더 크다. 또한, 파워트레인은 3.8L V6 GDI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91마력, 최대 토크 36.2kg.m의 힘을 발휘한다.


텔루라이드는 최근 국내 도로에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혹시 국내 출시 되는거 아니냐”며 가슴 설레하기도 했다. 2022 텔루라이드에는 전면 그릴과 후면 테일게이트에 신규 로고가 적용되고, 그릴 안쪽으로 디테일 포인트가 추가됐다. 또한, 기본 트림에도 다양한 편의 및 안전사양이 추가될 예정이다.

텔루라이드의 

화려한 수상 경력

현지 교민들로부터 “자랑스러운 한국차”라고도 불릴 정도로 북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텔루라이드는, 그 상품성을 인정받아 다수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 4월에 수상한 ‘세계 올해의 자동차’ 수상은 정말 특별하다. 이 상을 수상한 국산차는 텔루라이드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텔루라이드는 미국 유명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의 '2020 베스트 10'과 '2020 올해의 북미 차', 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 '2020 올해의 SUV'까지 북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들을 석권하며 삼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 기세를 몰아 텔루라이드는 2021년 상반기에 37만 8,511대를 판매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높은 인기에 

웃돈주고 살 정도라고? 

작년, 텔루라이드 한 대를 두고 세 명의 소비자가 구매를 시도하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 딜러가 경매를 통해 차를 판매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그리고 올해까지도, 이러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권장소비자 가격을 공표하면, 각 지역 달러들이 수요에 따라 웃돈을 붙이거나 할인해서 판매한다. 텔루라이드는 웃돈이 붙어 판매가 되는 편인데,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에 의하면, “일부 딜러는 텔루라이드에 최대 1만 8,000달러까지 웃돈을 붙이는 기형적인 경우도 있다”라고 한다. 이에 미국 카버즈는 “텔루라이드 가격이 높은 인기에 힘입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끝없는 수요에 

증산 계획 밝히기도 

웃돈을 주고 살 정도로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기아도 텔루라이드의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의 높은 인기를 감당하기 위해, 텔루라이드를 생산하는 미국 조지아 기아 공장은 1년 사이 두 번이나 증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아 텔루라이드 출시 당시에는 연간 목표 생산량이 6만 4,000대 정도였다. 그러나, 단 5개월 만에 이를 8만대로 증산했고, 이후에는 연간 1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 텔루라이드는 여전히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태이다. 

노사 간의 

독소 조항이 있다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아우성에, 한때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고민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러나, 신형 모하비 출시 행사장에서 “텔루라이드 북미 수요가 높아 국내 도입은 불가능하다”라고 국내 출시설을 일축시켰다. 기아차가 이렇게 못 박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현대기아차는 노사 간의 독소 조항이 하나 있는데,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생산한 자동차나 부품을 국내로 들여오려면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생산된 차를 수입해서 국내에 판매하면 노조 입장에선 일거리가 줄어들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노조는 이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반도체 수급난과

포화상태인 공장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도 역시 텔루라이드가 국내에 출시되기 힘든 이유 중 하나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부터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원만해질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위치한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가중되었다. 또한, 반도체 업계에서 단가가 더 높은 전자기기용 반도체를 자동차용 반도체보다 우선 생산하면서, 반도체 수급난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현재 기아 화성공장과 소하리 공장은 이미 물량 포화 상태에 봉착해 있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기아가 ‘텔루라이드’라는 새로운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출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팰리세이드가 있다

기아가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마지막 이유는 ‘팰리세이드’다. 텔루라이드를 역수입하거나 국내 생산을 어렵게 진행한다고 해도, 이미 국내에는 같은 급에 팰리세이드와 모하비가 버티고 있다. 게다가 팰리세이드는 이미 국내에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기아 입장에서는 굳이 이를 견제할 만한 동급의 모델을 들여올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한, “모하비가 버티고 있고, 대세는 전기차라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모하비 단종 선언하면 가능한데 쉽지는 않을 듯”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있었다. 국내에 동급의 현대기아차 차량이 잘 팔리고 있는데, 굳이 텔루라이드를 들여와 판매 간섭을 일으킬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기아의 텔루라이드는 여전히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차 잘 만들어 놓고 국내에서는 안판다니”, “그래도 기다려 본다”, “모하비 사골 그만 우리고 텔루라이드 들여와라”, “국내 출시하면 대박날 것 같은데” 등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소원하는 반응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펠리세이드가 잘 팔리는데 왜 들여오겠냐”, “국내 출시하면 훨씬 비싸질 듯”, “컨셉카가 더 멋있었다”, “미국 취향 맞춤으로 제작된거라, 막상 국내에 들어와도 생각보다 안 팔릴 듯” 등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은 적지만, 텔루라이드의 미국 인기가 오래도록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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