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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09. 2021

“렉서스 X발”일본차 불법주차에 결국 이런 일까지..

보배드림 / 낙서 테러를 당한 렉서스 차량

2019년 7월,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가 한국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자, 한국에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그 당시엔 다양한 일본 제품들이 저조한 판매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매년 늘어나는 추세였던 일본차 판매량은 2019년엔 전년 대비 19%, 2020년엔 전년 대비 44%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했다.


불매운동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일본차에 대한 반발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불법주차를 한 렉서스 차량 보닛 위에 래커로 욕설을 써놓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시간에는 해당 사건을 중심으로 일본차에 대한 여론이 어떠한지 자세히 알아보겠다.

엠엘비파크 / 낙서 테러를 당한 렉서스 차량 

렉서스 X발

불법주차 렉서스에 낙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가 화제다. 해당 게시글은 누군가 불법주차한 렉스턴 차량을 보고 빨간 글씨로 “렉서스 X발”이란 낙서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글과 함께 현장을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되었고 해당 게시글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을 한번 자세히 보자. 렉서스가 교차로 모퉁이에 정지선을 넘은 상태로 주차가 되어있다. 이는 도로교통법 제32조2항에 따라 “교차로의 가장자리나 도로의 모퉁이로부터 5미터 이내”이므로 불법 주차가 맞다. 하지만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해 해당 사진과 같이 욕설 섞인 낚서를 하는 것은 적법한 해결책이 아니지 않을까?

파이낸셜뉴스 / 해당 골프장 공고문

일본차는 안 받아요

일본차 막아버린 골프장

렉서스 게시글이 올라오기 1개월 전, 먼저 화제가 되었던 이슈가 있었다. 2022년부터 일본차를 운전하는 손님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골프장이 등장한 것이다. 해당 골프장 업주는 이러한 행동이 우리 조상의 공로를 잊지 않음과 동시에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은 일본에 대해 보이는 개인 기업의 의지라고 밝혔다.


해당 골프장은 도요타,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등 대다수 흔히 아는 브랜드부터 미쓰비시, 마쓰다, 스바루 등 소비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브랜드까지 출입 금지 브랜드로 지정했다. 해당 이슈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유저들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노컷뉴스 / 일본차 수리 거부 현수막을 건 카센터

극명하게 나뉘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

앞선 두 사건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뉜다. 일부는 일본차라는 것을 강조하며 “속 시원하다!”, “대단하다”, “일본차 타는 사람 중에 정상이 없다” 등 해당 사건들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는 “저건 범죄다”, “불매운동을 해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해야한다”, “돈 벌기 싫은가? 배가 불렀네” 등 해당 사건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이용자는 “일본 불매도 좋지만 법치보다 앞설 수 없다” 라며 렉서스 낙서 사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최근 렉서스가 잘 팔린다는 소식에 한국인들이 보인 반응들

"한국인들 근성 들어났다" 결국 렉서스 잘 팔린다는 소식 전해지자 네티즌들 반응

매일일보 / 렉서스 차량 파괴 퍼포먼스

속 시원하세요?

그거 다 하면 안됩니다

렉서스 사건과 골프장 사건은 각각 문제점이 있다. 우선 렉서스 사건은 재물손괴에 속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불법 주차를 한 차량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당 차량에 해를 가하는 것은 적법한 행동이 아니다. 경찰 신고를 통해 처리하면 되는 문제임에도 일본 차라는 이유로 해당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일부는 이를 두고 “이성은 전혀 없고 얕은 애국심만 남아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골프장 사건은 조금 다르다. 엄연히 말하자면 범죄행위는 아니다. 가게 점주가 일본차 손님을 받지 않아 발생하는 손해를 스스로 감수하겠다는데 어쩌겠는가? 하지만 일각에선 이를 두고 손님을 차별하는 혐오 행위라 말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또한 한 일본 언론은 해당 골프장이 일본 브랜드 차량은 출입하지 말라면서 정작 카트는 일본 제품을 사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불매운동으로 난리였던

국내 일본차 시장

불매운동이 시작되었던 2019년 3분기, 국내 일본차 시장 역시 꽤 큰 타격을 입었다. 2018년에는 4만 3,582대를 판매한 반면 2019년엔 3만 6,661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2020년은 더욱 심했다. 2020년 국내 일본차 판매량은 2만 564대로 전년 대비 44%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도요타, 혼다, 렉서스가 각각 49%, 66%, 29%의 감소율을 보였다. 심지어 닛산과 인피니티는 수익 악화로 인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었다.

상황 좀 나아졌나?

전보단 확실히 좋아졌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도요타, 혼다, 렉서스 3개의 브랜드에서 총 1만7,031대의 차량이 판매되었다. 이는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1만 5,807대에서 약 8% 정도 상승한 수치다. 


판매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본차에 대한 관심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선 한국 자동차 시장에 꾸준하게 신차를 출시해왔다. 여기에 더불어 국내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지게 되자 일본 차 모델들 중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진 것이다. 


→ 국산차 살 돈에 조금 더 보태면 살 수 있는 수입차 정보

그 돈 보태니 진짜 기적이... 국산차 살 돈에 조금 더 쓰면 살 수 있는 수입차

클리앙 / 세자리 번호판을 단 도요타 차량

확실히 식은 온도

"차도 내 마음대로 못사냐"

일본 차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도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 시국에 일본차를 산다고?”, “왜 사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저걸 왜 사지?”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불매운동에 대한 여파가 아직까지 한국에 남아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해당 반응에 대해 “내가 내 돈 주고 산다는데 말이 많다”, “현실적으로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차 많지 않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일본 따라가려면 멀었다”라는 반응 보이는 소비자도 존재한다. 과거 뜨거웠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이제는 어느 정도 식어 가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렇게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과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알아봤다.사실 불매운동을 하는 사람과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중 잘못한 사람은 없다. 어디까지나 불매운동은 본인의 의지와 선택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철저한 개인의 영역이다. 내가 불매운동을 한다고 남한테 강요할 수 없을 뿐더러 남의 물건이 일본산이라고 함부로 훼손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갖고 시작했어도 과정이 엉망진창이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없다. 불매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간간히 선넘은 사건들이 발생했어도 현재 일본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 일본차에 대한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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