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올라라” 요즘 소비자들이 매일같이 외치는 말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와 집값 등에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떠돌고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난색할만한 소식이 하나 들어왔다. 바로, ‘신차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다.
사실, 자동차 가격은 2020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언젠간 내리겠지’라는 생각을 한지도 어언 1년이 다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22년에도 신차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다. 과연, 신차 가격 상승의 원인과 영향은 무엇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해외 신차
가격 상승률
신차 가격이 밑도 끝도 없이 오르고 있다. 이는 어느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내년부터 차값이 전반적으로 급등하는 ‘카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9월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4만 5,000 달러에 달하며 1년간 약 12%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3월부터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기록이다. 이러한 신차 가격 인상은 중고차 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차
가격은 어떨까
한국의 신차 가격은 일부 수입차를 중심으로, 중고차 가격은 전체적으로 상승 중이다. 정찰제 판매를 기본으로 하는 국산차는 작년 대비 신차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은 것에 비해, 수입차는 명목 판매 가격이 상승하거나, 판매사의 프로모션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내년 출시할 신차 가격을 기존보다 3%에서 최대 5%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연식변경 모델로 출시된 '2022 싼타페'의 기본형 가격은 최대 6% 인상되었다.
→ 포드가 내놓은 엄청난 신차가 궁금하다면 클릭!
“포드가 작정했네” 브롱코와 함께 내년 출시되는 신차 살펴보니
원인에는
반도체 수급난이 있다
신차 가격 상승의 첫 번째 원인으로는 ‘반도체 수급난’을 꼽을 수 있겠다. 작년 하반기의 1차 반도체 수급난, 올해 중순의 2차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일어난 수급 불균형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완성차 기업은 적기 생산 및 판매가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생산량에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9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한 자동차는 총 76만 1,975대라고 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맞이한 최저치다.
반도체 수급난
언제 끝날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반도체 수급난은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피니언의 라인하르트 플로스 CEO는 “전 세계적인 차량용 칩 부족 사태가 2023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제조사의 라인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반도체 수급난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듯 보인다.
자동차 원자재
가격 상승도 원인
또 다른 원인으로는 ‘자동차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히고 있다. 전 세계를 흔든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에 가장 많이 쓰이는 ‘차량용 강판’의 가격을 톤당 12만 원 인상했다. 올 상반기에 5만 원이 인상됐던 것을 생각하면, 인상 폭이 반년만에 무려 2배로 커진 것이다.
또한, 자동차 공통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국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물류 비용 및 인건비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차량 제조 원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 구리, 코발트 등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완성체 업체들은 곤욕을 치루고 있다.
신차 가격 상승이
미칠 영향들
그렇다면, 신차 가격 상승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앞으로 차량 구매 관련 소비자 부담 경감이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변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신차 가격의 인상이 확실시되면, 생계형 운전자 및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가격 동등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 로드맵 재검토 및 LFP 배터리의 기술 개발이 이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완성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NCA, NCM 등의 3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의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 문제들은
언제쯤 해소될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신차 가격 상승은 언제쯤 멈출까.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단기적으로 간단히해결되기는 어렵다. 내년에도 전 세계적으로 신차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며, 전기차의 가격 하락은 느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완성차 브랜드들의 판매량 감소와 재무적 부담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국내에서도 연식 변경과 함께 차량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보았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로 배터리 소재 원가 상승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큰 폭의 가격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모두가 놀란 벤츠의 신형 전기차들
G바겐도 전기차로 나온다고? 솔직히..실물 보고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자동차 가격이 점점 더 오른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의 표정이 어둡다. “집값도 오르고 차값도 오르고”, “에휴 더 기다렸다가 사야겠다”, “대한민국은 올라가면 내려오는 것이 주식밖에 없는 듯” 등 신차 가격 상승에 난색을 표하는 반응이 많았다.
물가도 집값도 오르는 시대에, 차값도 예외없이 오르고 있다. 과연, 언제쯤 소비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빠른 시일 내에 상황이 안정화되기만을 바라며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