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새해가 다가온다. 신년이 되면 많은 것이 바뀐다. 마음가짐도, 나이도, 목표도 달라진다. 현대자동차 노조에도 신년을 맞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듯 하다. 현대자동차 노조지부장 투표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노조지부장으로 당선된 안현호는, 기존 실리파 노조지부장과 다르게 ‘강성파’이다. 즉, 기존보다 더욱 강한 방법으로 현대자동차와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과연, 안현호 노조지부장은 어떤 인물인지, 이러한 변화에 현대자동차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현대차 노조지부장
선거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7일, 현대자동차 노조의 새로운 노조지부장을 뽑는 선거가 진행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강성파 후보들이 등록되어 있었기에, 노조원들은 물론이고 자동차 업계, 소비자들 모두 선거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현대차 노조는 제9대 임원 선거 2차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 4만 8,749명 중 4만 1,444명이 투표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 중 2만 2,101표를 얻은 안현호 후보가 투표율 53.33%로 새로운 노조지부장으로 당선되었다. 가장 큰 경쟁자였던 권오일 후보는 총 1만 9,122표를 받았다. 당선된 안현호 노조지부장의 임기는 2022년 1월부터 2년 동안 지속된다.
당선된 안현호는
어떤 인물인가
그렇다면, 당선된 안현호 노조지부장은 어떤 사람일까. 안현호 노조지부장은 사내 현장 조직인 '금속연대' 출신으로, 지난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 해고 투쟁 당시 현재 현대모비스로 불리는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서 현대자동차 노조와 연대 총 파업을 이끈 인물이다.
또한, 지난 6대 집행부 시절에는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연말 성과금을 삭감 지급한 것에 반발하여 회사의 시무식장에 난입해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은 35차례에 걸쳐 법안 규탄과 성과금 차등지급 반대에 관련한 파업을 진행했다.
안현호 노조지부장의
각오는?
안현호 당선인은 선거 당시,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과 정년 연장, 식사시간 1시간 유급화, 4차 산업혁명 고용대책 마련,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선거 기간 동안 ‘노사 협조주의 청산, 강력한 민주노조’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당선 이후에는 사즉생, 즉 ‘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의 각오로 회사 측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현호 노조지부장은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과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및 800% 쟁취, 국민연금과 연계한 단계적 정년 연장, 월 연장근로 30시간을 적용한 완전 월급제 등을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에는 실리파가
당선됐었다
강성파 안현호 당선인 이전에는 실리파 이상수 후보가 노조지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당시 이상수 후보는 선거 기간 동안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합리적 노동운동을 통한 조합원 실리 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실제로, 실리를 중시하는 온건 성향의 이상수 노조지부장은 '3년 연속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이루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의 불도저’ 역할을 자처한 안현호 당선인이 이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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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강경 반대
사실, 현재에도 노조와 관련한 수많은 쟁점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온라인 판매’이다. 현재 캐스퍼에 한해 한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판매가, 강성 노조의 집권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도 있을 듯 하다.
노조는 캐스퍼 온라인 판매에 대해, 사측의 일방적인 인터넷 판매 통보로 6천 조합원의 고용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인터넷 판매 금지를 위한 재협의’를 요구했다. 노조의 반발에 현대차는 “캐스퍼 이외에 온라인 판매 계획은 없다”라며 진정시키기에 앞섰다. 또한, EV6도 노조에 의해 온라인 판매가 무산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성 노조가 다시 시작되었으니, 현대차의 온라인 판매 저변 확대는 앞으로도 어려울 전망이다.
전기차
미국 생산 이슈도
또 다른 쟁점으로는 ‘전기차 미국 생산’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GV70 전기차의 출시를 예고하며 “GV70 전기차는 내년 초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GV70 전기차 이후에도 다른 전기차 모델들을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현대자동차 노조는 “미국 생산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노조는 “전기차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라며 현대자동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대대적으로 반대했다. 결국, 현대자동차는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쏘나타 등의 물량을 국내 공장으로 가져오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과연, 노조지부장 교체 이후의 노조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까.
강성파 당선에
긴장한 자동차 업계
안현호 후보의 당선으로 자동차 업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에 강성 노조가 들어선다면, 최근의 상생 기조와 달리 파업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며 “차기 집행부가 사측과 대립구도를 만든다면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격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노조도 예전처럼 강경하고 폐쇄적인 형태로 일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파업이라는 형태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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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당선된 강성파 노조지부장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번엔 또 어떻게 나올지 무섭다”, “파업하기 전에, 차부터 제대로 만들길”, “현대차도 골머리 썩겠다” 등 노조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또 파업하겠네”, “실리파 집권때도 힘들었는데, 강성파 당선됐으니 말 다했지”, “이번 노조지부장은 초강성노조 인물이라던데 어쩌나” 등 강성 노조 등장에 걱정 어린 마음을 표현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했다. 과연, 이번 당선 결과가 현대자동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