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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14. 2021

"다 대기업 탓?"부품사 파산 소식에 대한 네티즌 반응

코로나로 인해 자동차 업계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생산량을 전반적으로 낮췄는데, 현지 반도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해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겨 생산 일정까지 밀린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신차 계약자들은 차량 출고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사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자동차 부품사들에 대해 심상치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시간엔 자동차 부품사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이고 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떤지 자세히 알아보겠다. 

코로나와 반도체 대란

급감한 생산량에 울상

최근 현대 아이오닉 5, 제네시스 G80의 브레이크 부품, 캘리퍼를 공급하는 부품사 HM금속이 경영난으로 인한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8월에 발생한 부도로 인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지만 기업의 청산 가치가 지속 가치보다 크다는 이유로 회생 불가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생산량을 대폭 낮췄다. 생산량 급감은 차량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들의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부품사는 현재 경영난에 빠진 상황이다. 심지어 반도체 수급 문제로 차량 생산 일정도 밀려버려 경영난이 가속되고 있다.      

국제신문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현장
[좌] 헤럴드경제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현장 [우]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현장

지금도 힘든데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품 원자재 가격까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부품의 원료인 수지의 가격이 1년 새 평균 약 35% 상승했고, 알루미늄 가격은 약 40%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지만 납품 가격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 부품사는 “올해 매출은 전년의 65%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특히 철강 가격이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으로 올랐다”라고 말하며 “업체 별로 부품값을 어느 정도 반영해 주고는 있지만, 높아진 부품값을 상쇄할 수준은 못된다”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 자동차 재고 상품 보유 현장

무려 10만 대가

묶여있는 상황

이렇다 보니 완성차 업체까지 생산에 타격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부품사 HM금속은 현대 아이오닉 5와 제네시스 G80을 포함해 총 5개의 차량에 부품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파산 절차를 밟게 됐으니 당장 부품 공급이 힘들어진 5개 차량은 생산 라인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HM금속의 부품이 들어가는 차량 대수만 무려 10만 대에 육박한다. 한국GM 협력사 모임 회장은 “캘리퍼의 경우 한 업체가 차량별로 맞춤형 공급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의 대체까진 적어도 2~3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차량 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하자 다른 부품사 역시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부품사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자동차 업계 긴장하게 만든 현대차 신규 노조 집행부에 대한 정보

현대차 신규 노조 집행부 들어서자 자동차 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

경향신문 / 텅 빈 공장 현장

우려했던 상황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려의 목소리는 현실이 되었다. 최근 부품사 3곳이 잇따라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1차 부품사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이들과 연결되어 있는 2차, 3차 부품사들도 후폭풍에 휩싸이게 된 셈이다.


실제로 1차 부품사에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부품을 납품하는 한 협력사 대표는 “부품사가 회생 절차에 들어가 3개월간 공급한 부품 대금 20여억 원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협력사 대표는 이어 “당장 직원들에게 줄 월급도 부족한 상황이라 현재 20억 원 규모의 추가 대출을 신청한 상태이며 공장을 평소의 30% 수준으로 가동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 실업급여 신청 현장

자동차 제조업 “흔들”

끝나지 않는 악순환

자동차 제조업계는 예로부터 일자리 창출이 큰 업계 중 하나다. 하지만 현 사태로 인해 고용 시장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국내 자동차 제조업 종사자 수는 37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6년과 대비하여 2만 명 정도 감소한 수치다.


그중 부품업계 종사자는 24만 3,000명에서 22만 8,000명으로 감소했다. 무려 1만 5,000명이 감소했는데 이는 자동차 제조업에서 감소한 전체 인원수 기준, 75%에 달하는 수치다. 코로나로 인해 급감한 전체 생산량이 결국 고용 불안정까지 이어진 셈이다.    

오마이뉴스 / 현대차ㆍ기아 사옥

소비자들이 보는

부품사 도산 이슈

부품사들이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불황 없는 대기업이 대금을 주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현기차가 부품 단가를 낮춰서 버티지 못한 것이다”, “남는 건 다 현대차가 가져가고 중소기업은 봉이 됐군요”라는 반응을 보이며 대기업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일부는 “현기차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의견은 진짜 이해가 안 된다”, “현기차도 기업이고 손해를 볼 이유는 없다”라며 대기업에 책임이 있다 말하는 소비자들에 반박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시국부터 이어진 복잡한 상황들 속 대기업 때문에 힘들다는 말은 지나친 비약이다”라고 말하면서 “현 상황을 함께 이해하고, 이겨내는 자세가 필요하지, 대기업이니 욕하는 부정적인 자세는 불필요하다”라는 의견도 전했다.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

미래까지 불투명하다

다가올 미래에도 부품사들의 전망은 좋지 않을 예정이다. 전 세계가 친환경 운송수단에 주목하고 있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시대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내연기관차를 구성했던 3만여 개의 부품 중 1만여 개가 사라질 예정이다.   


문제는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거나 준비 중인 부품사 수가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품사 300곳의 총매출액인 2,696억 원 중 전기차 부품이 차지하는 매출은 73억 원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또 “현재 전기차 부품을 양산하는 업체는 전체의 29%에 해당하는 88곳이며, 이 중 해당 부품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는 60곳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 계약 취소를 고민할 정도로 바뀐 내년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정보

"게약 취소까지 고민할 정도" 내년 국내 전기차 보조금 공개됐다

중앙일보 /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공장

현재 미래차 부품을 양산 중인 부품사들은 부품을 개발하더라도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약 3~5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전문 인력이 부족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대응방법 자체를 모르는 부품사들도 적지 않다.  한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절반에 가까운 부품사가 전기차 전환의 파급 영향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들은 “내연기관차 부품 판매로 캐시 카우를 확보해야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현재 부품사들은 당장의 생존부터 고민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 대한 부담감까지 얹은 셈이다. 현 시기가 부품사들에겐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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