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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27. 2021

다른게 더 있나? 쏘나타가 K5에 안 되는 진짜 이유

“국민차” 하면 오르는 차량들 중, 쏘나타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는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경쟁 차량들 속에서 꿋꿋하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던 8세대 모델 역시 출시된 후에도 이전과 다름없는 기량을 보여줬다. 이렇듯 쏘나타는 소비자들에게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중형 세단이다”라는 말로 설명이 끝나는 차였다.


하지만 이 말은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 기아의 K5 3세대가 출시된 이후 쏘나타의 판매량이 오랜 시간 동안 K5 3세대 판매량을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간에는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쏘나타가 왜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하는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DN8 출시

지난 2019년 3월, 8세대 쏘나타 DN8이 출시됐다. 쏘나타 DN8은 이전 모델인 LF 쏘나타 대비 다방면에서 많은 변화를 거친 차량이었다. 차체 크기 면에선 길이는 45mm, 휠베이스가 35mm 정도 길어졌고 높이가 30mm 낮아져 동급 차량 대비 가장 큰 차체를 확보했고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스마트 스트림 엔진을 탑재해 연비를 향상시켰다, 또한 개인화 프로필을 탑재해 차량 설정을 자동으로 소비자에게 맞추는 기능도 추가되어 더욱 스마트해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차량 디자인이었다. 쏘나타 DN8은 비용, 구조, 스타일링, 기술 등 4가지 요소의 조화를 근간으로 하는 현대의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적용된 차량이었다. 때문에 보닛 위를 타고 올라오면서 크롬라인으로 이어지는 듯한 형태의 주간주행등이나, 상당히 크게 누워있는 헤드라이트 등 이전 7세대와 달리 중형 세단으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표 국민차다웠다

딱 반년 정도까지만

쏘나타 DN8은 출시 후 “국민차”라는 명성이 아쉽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판매가 진행된 2019년 4월에는 6,128대의 판매량과 34.8%의 점유율 보이며 국산 중형 세단들 중 1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바로 밑에 위치한 2위, 기아 K5 2세대보다는 무려 2,688대나 더 팔렸다.


쏘나타 DN8은 12월까지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쏘나타 DN8은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무려 65,242대의 판매량과 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동기 간에 기아 K5 2세대는 26,831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쏘나타 DN8이 기아 K5 2세대보다 두 배 이상 판매된 것이다.

“역대급” 소리가 절로

기아 K5 DL3

하지만 12월부턴 상황이 변화될 조짐을 보였다. 기아에서 K5의 3세대 모델인 K5 DL3를 출시한 것이다. K5 DL3는 출시 전부터 확 달라진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기존 K5 2세대 모델의 디자인이 이전 1세대보다 “퇴보했다”라는 평가로 이어지다 보니 기아 측에서 K5 DL3의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준 것이다.


K5 DL3의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쏘나타 DN8 역시 디자인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준 차량임은 틀림없지만 “역대급” 디자인이라 평가받는 K5 DL3의 상대가 될 순 없었다. 기아 DL3의 출시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쏘나타 DN8은 12월에도 1위에 자리를 지켰지만 그간 큰 차이를 보였던 두 차량 간의 판매량이 1,343대의 차이로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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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와 K5

가장 큰 차이점은?

결국 이듬해 1월, K5 DL3는 쏘나타 DN8의 판매량을 추월했다. 그것도 무려 2,848대의 차이로 말이다. 그리고 이때 바뀐 국내 중형 세단의 순위는 최근까지도 유효했다. 오랜 기간, 중형 세단의 일인자 자리를 유지해왔던 쏘나타의 명성이 사라진 것이다. 두 차량 모두 과감한 디자인 요소들을 채택하고 전체적인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준 차량이었는데 왜 결과는 달랐을까?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K5 DL3의 디자인은 소비자 마음에 들었고, 쏘나타 DN8은 그러지 못한 것이다. 두 차량 모두 같은 중형 세단이고 스펙적인 부분에서도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이용할 차량을 구매하려 하는데 두 차량의 성능이 비슷하니 더 예뻐보이는 차량을 선택한 것이다.

기아의 K5의 디자인

파격적이지만 세련됐다

사실 기아 K5 2세대는 고전을 면치 못하던 차량이었다. 워낙 호평을 받은 이전 1세대의 넘어서지 못했다는 디자인 평가와 더불어 도로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 차량 자체의 이미지가 바닥을 친 것이다. 때문에 기아는 다음 K5를 통해 디자인과 차량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기아는 K5 DL3에 중형 세단 최초의 쿠페형 루프라인과 상어를 형상화한 그릴 디자인 등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적용했다. 해당 요소들은 파격적이었지만 중형 세단이라는 차량 포지션과 어우러져 한층 더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소비자들도 “세단 느낌도 나면서 세련된 모습도 보여준다”, “차체 크기랑 딱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새로운 요소들만 보면 뭐지 싶다가도 전체를 보면 진짜 멋짐”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반면 쏘나타의 디자인

파격적이고 낯설다

그렇다면 쏘나타 DN8은 어땠을까? 앞서 언급했다시피 쏘나타 DN8도 이전 LF 쏘나타 대비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적용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처음 용되는 차량이다 보니 출시 전부터 많은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라 예상한다.


파격적이었지만 어울리지 못했다. 새롭게 적용된 디자인 요소들은 그간 쏘나타 이미지에 맞지 않는 옷과 같이 과한 느낌을 줬고 중형 세단이란 포지션에 어울리지도 못했다. 소비자들은 쏘나타 DN8의 디자인을 과하다고 평가했고, 이 평가는 곧 “못생겼다”로 이어졌다. 당시 소비자들은 “역대 쏘나타들 중 가장 쏘나타처럼 안 보인다”, “중형 세단이 아니라 무슨 오래된 스포츠카 같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안 맞아 보인다”, ”그냥 못생겼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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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와 K5

엇갈린 소비자 반응

같은 중형 세단, 같은 디자인 변화였지만 그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달랐다. K5 DL3가 소비자들에게 “세련된 중형 세단”이라는 결과물로 남았다면 쏘나타 DN8은 “어색한 중형 세단”이라는 결과물로 남게 되었다. 이는 곧 쏘나타와 K5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형 세단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세련된 중형 세단”인 K5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그 증거인 셈이다.


최근 들어선 쏘나타 DN8이 다시 K5 DL3의 판매량을 누르고 1위의 자리를 탈환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다기보단 그간 문제가 심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연말을 맞이해 현대자동차에서 진행한 쏘나타 DN8 할인 혜택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쏘나타 DN8의 경우에는 남은 재고량이 K5 DL3에 비해 많은 상황이었기에 빠른 출고와 할인 혜택 적용이 상대적으로 수월했기 때문이다. 

쏘나타 8세대와 K5 3세대의 판매량은 차량 디자인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차량 스펙이 비슷한 두 차량이 있다 가정하면 소비자들은 결국 본인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차량의 정체성을 새로이 정립하는 가장 큰 요소가 디자인이란 점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에 한몫 더한다.


다행인 것은 이후 현대자동차가 아반떼 7세대부터 디자인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내부에서 쏘나타 실패의 원인을 디자인에서 찾았으니, 다음 쏘나타는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이제부터 우리는 과연 쏘나타가 현재의 이미지를 벗어나는 디자인을 선보여 K5를 꺾고 국민차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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