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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27. 2021

르노와 지리가 다름 아닌 한국에서 손잡은 진짜 이유

최근 르노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소형 SUV 시장에서 셀토스의 뒤를 잇는 판매량을 기록 중인 XM3가 하이브리드로 돌아온다는 것. 친환경차 소비가 늘고 있는 요즘, 소형 SUV와 하이브리드의 조합은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전기차로 가는 징검다리로 기능하는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얘기를 하면서 최근에 화제가 된 이 이슈를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바로 르노삼성과 지리자동차가 한국에 합작 생산 법인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점적으로 생산할 방침이다. 지금부터는 이들이 어째서 한국에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했는지, 이게 과연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알아보자.

르노-지리 한국에

합작 생산법인 세운다

최근 한 외신이 중국 지리자동차와 프랑스 르노가 한국에 합작 생산법인 설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의 조인트벤처 설립 계획은 올 초부터 논의됐는데, 더 자세한 계획은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해당 외신은 “지리와 르노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한국에서 공동으로 생산하고 미국에 면세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발표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때 생산기지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될 예정이다. 르노그룹이 생산 기지로 점찍은 부산공장은 1개 조립 라인에서 4가지 플랫폼의 8개 모델까지 생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링크앤코 01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의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차는 바로 링크앤코 01 가솔린, 하이브리드이다. 링크앤코는 2016년 설립된 지리자동차의 해외시장 전용 브랜드이며, 볼보와 지리자동차의 합작회사로 많은 화제를 몰고 온 회사이기도 하다. 


01은 링크앤코의 첫 번째 모델로, 콤팩트 SUV로 알려져 있다. 볼보와 함께 만든 자동차이니만큼, 차량 구조는 볼보의 플랫폼, CMA를 기반으로 했다. 독특한 3분할 램프 디자인이 돋보이는 모델이며, 중국에서 13~19만 위안에 팔리고 있다.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약 2,400만 원에서 3,530만 원 정도 되는 셈이다.

왜 하필 한국일까?

르노의 입장은 이렇다

르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사업을 살리기 위해, 또 아시아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지리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독자 모두 알다시피 르노가 지분 80%로 소유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르노는 수출을 포함해 11만 6,00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2017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더불어 지난해 철수했던 중국 시장에 자연스럽게 재진입하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르노에겐 '일석이조'인 셈이다.

 


→ XM3 하이브리드를 출시해야 하는 이유

대체 뭘 고민하나? 르노삼성은 XM3 하이브리드 당장 출시해야 하는 이유

지리 자동차는

미국 백도어 진입을 위해

지리의 경우는 어떨까? 직관적으로 봤을 때, 먼저 지리는 이번 계약으로 르노 삼성을 통해 한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업계선 조금 다른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 중국 기업인 지리가 미국 시장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데 있어 관세를 적용받지 않기 위한 노림수라는 것. 업계선 이렇듯 한미 자유무역협정 조항을 활용해 지리가 미국 시장에 관세 없이 백도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추측을 더했다.

합작 생산법인 소식에

갈리는 반응들

르노와 지리 자동차의 합작 생산법인 소식에 업계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짚고 갈 점은, 해외 수출용 생산 기지로만 활용할 것인지 내수 판매까지 노리는 목적인지를 구분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르노의 부산 공장을 생산기지로만 활용한다면 앞서 말했듯 서로 윈윈하는 형태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미래에 내수 판매까지 노린다면 다음과 같이 첨예하게 갈리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한국 자동차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겠지만, 부정적으로 본다면 과연 중국산 자동차가 얼마나 팔릴까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시장 규모

키울 수도 있다

먼저 긍정적인 면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 친환경차 생산 공장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차가 대세인 요즘, 나름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이들의 합작 생산법인이 한국 자동차 시장 규모를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새로운 중국차가 국내에서 정식 판매될 때의 이야기다. 다른 말로 바꿔서 말하자면, 국내 소비자에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날로 발전하는 지금, 고향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아 제작된 모델을 국내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선 나름 재밌는 일이 될 수 있다. 

재미는 있지만

사지는 않는다

하지만 재미와 호감은 다른 말이다. 국내선 잘 못 보던 모델을 직접 보는 재미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재미가 호감 혹은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단 말이다. 예를 들자면 끝도 없다. 실제로 북기은상의 켄보600이나 동풍소콘의 일부 모델이 어떻게 됐는지를 떠올려 보자.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답은 이미 나와있다. 


최근 공개된 홍치 LS7은 어떤가. 659마력의 성능을 자랑하는 풀사이즈 SUV라고 알려졌음에도 중국 자동차라는 이유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중국 브랜드 니오의 경우 볼보와 합작으로 제작했다고 홍보했지만, 국내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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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공업 쓰레기일 뿐” 현지 중국인조차 충격에 빠트린 짝퉁 마이바흐 출시됐다

지금까지 르노와 지리자동차의 합작 생산법인 설립 이야기에 대해 알아봤다. 해외 수출용 생산기지로만 활용된다면 르노와 지리 모두 윈윈이지만, 오늘은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내수 판매까지 노리는 목적일 때 국내 시장에 생길 이슈까지 들여다봤다. 


긍정적인 면도 함께 언급하긴 했지만, 앞서 살펴봤듯 국내엔 중국차에 대한 반감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이런 반감은 중국 자체에 대한 것이기도 한데, 이 부분이 바로 이들의 합작 생산법인 설립에 대해 “중국 자본이라 걱정부터 앞선다”라는 반응을 자아내는 상황이다. 독자들의 생각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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