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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an 03. 2022

"결국 땅장사냐?" 에디슨이 쌍용차 부지로 벌이는 짓

“누구나 꽃 피는 시기는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은 적기에 자신의 황금기를 맞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영광의 시절은 언젠가 저문다. 영원한 것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때 황금기를 맞았다가 지금은 ‘역경과 고난’의 아이콘이 된 제조사가 있다. 많은 독자가 오늘의 주인공을 예상했을 듯하다. 바로, 쌍용차다.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늘 주로 다룰 것은 쌍용차를 인수하려고 하는 에디슨 모터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소식을 전달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아니다.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인데,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의 공장을 ‘이것’으로 용도 변경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한 관련 업계의 의견, 네티즌의 의견까지 두루 살펴보자.

에디슨 모터스 페이스북 / 에디슨 모터스

에디슨 모터스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이 문장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됐을 때 여러 언론이 연이어 보도한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여기서 ‘새우’라는 별명은 에디슨 모터스의 회사 규모와 관련이 깊다. 


에디슨 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8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올렸다. 반면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9,502억 원으로 에디슨 모터스의 30배에 달한다. 말 그대로 새우, 그리고 고래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에디슨 모터스는 처음부터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과정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대체 너네 뭐 하는 거냐?라는 반응 쏟아진 이유

연합뉴스 /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이건 아니지..”

공업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불행히도 네티즌을 비롯한 거의 모두의 예상이 적중했다. 실제로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 모터스는 지난 24일 서울 회생 법원에 계약 및 계약금 납입 기일 연장 신청을 했다. 이유는 불 보듯 뻔하다.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 


그리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에디슨과 쌍용차의 투자 계약 체결 기한을 내년 1월 10일까지 연기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놀라우면서 다소 황당한 소식이 들려온다. 최근 에디슨 모터스 측이 공장을 평택시 외곽으로 옮기고, 현재 평택에 있는 공장 자리를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하겠다는 것. 쉬운 말로, 쌍용차 부지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회장

수익을 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에디슨 모터스는 도대체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걸까? 그 답은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회장의 최근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쌍용차 평택 부지를 개발해 이익금으로 공장 이전 비용 및 채무 변제에 쓰고 피해를 본 부품 업체에도 기여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잠깐, “언론 보도에 의하면 에디슨 모터스는 산업은행에 8,000억 규모의 대출을 받는 것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할 독자도 있을 듯하다. 일부 언론에서 그러한 보도가 이어진 것은 맞지만, 진실은 다르다. 잠시 산업은행 측의 입장을 들어보자.

산업은행의 입장

“공신력 있는 검증 필요”

당초 산업은행은 에디슨 모터스가 8,000억 규모 대출을 원한다고 한 데에 사뭇 강경한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돈을 빌리고 싶다며 산업은행을 찾은 에디슨 모터스에 “에디슨 모터스의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답한 것. 


유해 보이는 이 입장에는 대출에 관한 완곡한 거부 의사가 숨어 있었다. 업계에선 이런 이유로 에디슨 모터스가 자신들이 직접 수익을 내기 위해 앞서 살펴본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 에디슨 모터스
(우) 매일경제 / 에디슨 모터스

심지어 평택시의

동의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에디슨 모터스의 이러한 결정이, 평택시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강영권 회장의 깜짝 발언에 평택시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평택시는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평택시와 함께 아파트 단지 등으로 공동 개발한다는 입장에 대해 동의한 바 없다"라며 에디슨 모터스의 발언이 당혹스럽다고 증언했다. 


또한 "시와 논의 없이 공증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보도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끝으로는 "쌍용차 평택공장 개발은 인수 기업 확정 이후 해당 기업 측과 세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일정을 짧게 밝혔다.

“어처구니가 없다”

“부동산 먹튀 아냐?”

에디슨 모터스의 이러한 행보는 곧 그간 은연중에 존재한 “부동산 개발로 인한 차익을 노리고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라는 네티즌의 의심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네티즌 반응을 살펴봐도 그렇다. 


네티즌은 "참, 어처구니없네. 아파트 지어 팔 거면 에디슨에 왜 파나?", "자동차 개발보단 부동산으로 먹튀할 생각인가 보네요.“, “그럼 그렇지 결국 땅장사!”, “부동산 투기하려고 쌍용차 먹고 튀려는 수작이네”, “아파트 짓고 다른 데 옮겨 대충 하다가 문 닫는다”라며 에디슨 모터스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 쌍용차가 망설인 사이 미국에서 이미 시작된 것

“쌍용차 너네 뭐하냐” 결국 미국에서 먼저 시작해버린 전기트럭 전쟁

서울경제 TV /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회장

또 다른 논란

“벌써 주인 행세냐”

아파트 건설 추진 외에도 최근 에디슨 모터스가 논란이 되는 이슈가 하나 더 있다. 아직 정식 인수도 하기 전인데,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의 주인 행세를 한다는 것. 최근 에디슨 모터스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쌍용차에 대한 경영 개입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디슨 모터스의 행위를 두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넘어선 월권행위라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에디슨 모터스 측은 경영 관여 단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수 의향 철회까지 불사하겠다며 강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에디슨 모터스의 아파트 건설 추진 소식을 알아봤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는데, 동시에 그런 반응이 나올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자금 조달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거기에 이번 이슈는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으니 말이다. 


항상 주인운이 없었던 쌍용차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에 ‘전기차’라는 트렌드를 심어주고 함께 승승장구만 했다면 참 좋았겠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듯하다. 에디슨 모터스의 진짜 속내는 아마 그들만이 알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늘 이슈에 대한 구독자의 생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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