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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an 10. 2022

"영국차의 몰락"재규어 랜드로버의 비참한 현실 이유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과거에 아무리 영광의 자리에 있었다 한들 내려오는 것은 순식간인 법. 그리고 이 말을 지금 누구보다 뼈저리게 절감할 만한 이들이 있다. 바로 영국의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과거 영국의 프리미엄 차 브랜드로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들이다. 이렇듯 영광스러운 자리를 지키고 있던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몰락하게 된 것일까? 이번 시간에는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위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과거 자동차 산업의

선두주자였던 영국

과거 영국은 자동차 산업의 선두주자였다. 그 옛날이었던 1913년, 영국에는 무려 140개의 자동차 제조사가 있었으며 1946년 영국에서 생산된 9만 8,000대의 자동차는 해외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렇게 당시 영국은 ‘자동차 강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번영의 산물이었을까? 영국의 대표적인 차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곧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며 모두가 타고 싶은 영국의 고급차로 자리매김해왔던 터였다. 

‘영국의 고급차’하면 

재규어

재규어는 ‘스왈로우 사이드카 컴퍼니’란 이름의 작은 제작소로부터 시작된 브랜드다. 이 작은 제작소는 1922년 경 영국의 두 엔지니어인 윌리엄 라이온즈와 윌리엄 웜슬리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재규어는 곧 ‘영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고급차 브랜드가 되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XF, XE, XJ, E-PACE, F-PACE, F-TYPE, I-PACE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한때 한국에서 연간 4-5천 대씩 판매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인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오프로더들의 로망 

랜드로버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가 있다. 바로 랜드로버이다. 랜드로버는 1947년 창립자인 모리스 윌크스에 의해 설립된 영국의 차 브랜드이다. 영국의 프리미엄 SUV 브랜드로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왔을 뿐만 아니라, 많은 오프로더들에게 ‘드림카’로 여겨지기도 한다. 


랜드로버는 한국에서 2016-2018년 연간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어서며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통 프리미엄 SUV’라는 인식이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크게 작용해 나타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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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지지 않는 

품질 문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품질 문제가 심각하기로 유명하다. 이중 랜드로버에 관해서는 이런 말이 있다. ‘도로에서 랜드로버가 보인다면 두 종류다. 서비스센터로 들어가는 차, 서비스센터에서 나온 차’ 품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재규어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2021년 초 미국의 품질 평가인 J.D 파워 발표다. 재규어는 중장기 결함인 VDS에서 브랜드 평균이 100대당 문제 121건이었던 것에 반해, 186건을 기록해 최하위권에 위치해있다. 품질 문제가 비단 국내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불만이 터져 나오는 

서비스 문제

서비스 문제 역시 소비자의 화를 키우고 있다. 이는 최근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모델을 소유한 소비자가 서비스센터에 차를 입고시킨 후에 일어났던 논란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소비자는 도로 주행 중 엔진 경고등과 굉음, 하부 이상 소음 등으로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는데, 센터 측에서는 무성의한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신뢰에 금이 갈 수밖에 없는 대응이지 않는가? 


재규어는 더 심각하다. 2021년 초, 로빈 콜건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서비스 불만과 관련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음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서비스센터는 증설은커녕 줄어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재규어의 경우는 국내 시장에서 세단 XE와 SUV E-페이스 모델을 단종시켰다. 이로 인해 ‘철수설’마저 돌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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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굳어지다

한번 굳어진 인식은 되돌리기 어려운 법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오랜 시간 동안 개선되지 않는 품질과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이 잃어버린 신뢰는 곧 ‘불신’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고착화시켰다.


그 결과 재규어의 경우, 중고차 시세 감가가 매우 큰 상태이다. 고질적인 품질 문제와 AS 문제는 높은 보험료와 비싼 수리비와 합쳐져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켰다. 그렇게 서서히 재규어는 사람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했고 이는 곧 시세 감가로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까지 

전 세계를 멈춰버린 코로나19는, 영국 자동차 업계에게도 자비 없었다. 생산 공장이 있는 영국 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자, 현지 생산이 줄어든 것이다. 2021년 7월 영국 자동차 산업 협회에 따르면, 7월 영국의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5% 감소한 12만 3,296대로, 7월 기준으로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한다.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도 지대했다. 반도체 문제로 인해 차를 생산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국내로 들여올 물량이 확보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아 결국 판매량이 급감하게 되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분명 영국 자동차의 자부심이었다. 누군가에게 영국의 고급차를 물었을 때 ‘재규어’라 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며, 랜드로버는 오프로더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품질 문제와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는,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과연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만이 지금의 대위기를 초래했을까? 정답은 누구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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