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시장에서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가 주도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난생 첫 1위를 차지한 미국차가 있다. 이 차가 바로 수입 픽업의 대표주자인 쉐보레 콜로라도이다. 쉐보레가 2019년 8월 수입차 협회에 가입한 지 2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최근에 2022년 형으로 연식 변경하여 출시했다는 소식이 이어져왔다. 현재 판매 중인 ‘리얼 뉴 콜로라도’는 오프로드 느낌을 한층 강화하여 샌드 듄 외장 색상을 추가했고, 운전자 편의성을 향상하기 위해 변속기 레버로 교체하였다. 2021년의 국내 판매 실적을 올해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콜로라도에 한층 더 깊게 들어가 보자.
쉐보레는
가격만 비싼 차?
콜로라도는 왜 국내 시장에서 실패한다고 예측이 되었을까? 콜로라도가 출시되기 전, 콜로라도의 가격 문제는 콜로라도의 흥행을 예측할 수 없었던 가장 주된 요인이었다. 쉐보레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었다. 또한 쉐보레가 대우차의 후신 이미지로 굳어 버리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쉐보레를 수입차로서 온전히 인식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쉐보레로 하여금 가격만 비싼 차라는 인식을 굳어지게 만들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값이 2,838만 원에서~3,547만 원의까지 가격대가 형성돼있다. 그러나 국내에 공식 출시되기 전 콜로라도의 가격을 한 번 살펴보자. 북미 시장에서 크루캡+숏박스 조합의 콜로라도의 Z71 베이스 모델 가격은 한화 약 4,300만 원이고, ZR2 베이스 모델 가격이 약 4,980만 원이다. 그렇게 따졌을 때 당시, 국내시장에 출시될 콜로라도 모델은 적어도 4천만 원대 이상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만약 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면 콜로라도는 가성비 부분에서 렉스턴 스포츠 칸을 이길 수 없었겠다. 그러나 후술하겠지만, 콜로라도는 꽤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되어서 이러한 예상을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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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이 아닌
가솔린 엔진
콜로라도의 실패가 예측되었던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다. 국산 SUV 시장에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모델이 압도적으로 많다. 반면 콜로라도는 가솔린 엔진을 달고 국내 시장에 출시되었다. 아무래도 미국 시장에서는 가솔린이 디젤보다 저렴했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이 적절했지만, 국내는 상황이 반대였기에 이에 대한 우려가 많았었다.
그러나 오히려 콜로라도는 이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콜로라도의 엔진에는 ‘쉐보레 카마로’, ‘캐딜락 CT6’ 등에 선보인 바 있는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견인 중량, 주행 환경 등 상황별로 다른 엔진 부하에 따라 실린더 6개 중 4개만 활성화시키는 기술로 연료 효율을 개선하기도 했다. 콜로라도는 이렇게 가솔린 엔진에 기반한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정숙한 주행감으로 미국 정통 픽업으로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었다.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작은 적재함
적재공간과 관련한 문제도 있었다. 콜로라도는 뒤에 쪽문이 달려있는 익스텐디드 캡과 뒷문+2열 시트로 구성된 크루캡 모델이 있는데, 국내의 렉스턴 스포츠 칸과의 경쟁을 위해 크루캡 모델이 들어왔다. 적재함 역시 숏 박스와 롱 박스로 나뉘는데, 1,567mm에 불과한 숏 박스 모델이 들어왔다.
그렇기에 국내에 출시된 콜로라도는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작은 적재함 용량을 가졌다. 콜로라도 숏 박스 모델의 적재함 너비는 1,468mm, 길이는 1,549mm인데, 렉스턴 스포츠 칸의 적재함의 너비는 1,570mm, 길이는 1,610mm이다. 또한 적재용량은 두 모델 모두 700kg으로 차이가 없다. 짐을 실을 수 있는 픽업트럭의 능력으로서는 렉스턴 스포츠 칸이 더 우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콜로라도의 국내 시장 성과를 봤을 때 적재공간 자체는 큰 문제로써 작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콜로라도의 뛰어난
국내 성과
콜로라도는 예측을 뒤엎고, 우리나라 국내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수입 픽업트럭으로는 2019년엔 쉐보레 콜로라도, 2020년엔 지프 글래디에이터, 2021년엔 포드의 레인저 랩터와 레인저 와일드 트랙이 출시되었다. 쟁쟁했던 경쟁 차량을 제치고 1위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콜로라도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758대가 판매되며 수입 자동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실적 자료에 따르면 콜로라도는 2021년 국내에서 판매된 모든 수입차를 통틀어 10번째로 많이 등록된 모델이었다. 이는 1위부터 9위까지 독일 브랜드 세단 모델이 차지한 가운데 픽업트럭으로서는 커다란 결실이다.
생각보다 합리적이었던
콜로라도의 가격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낸 데에는 콜로라도의 가격 경쟁력이 컸다고 생각된다. 4천만 원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콜로라도가 시장 가격 3,855만 원부터 책정되었다. 이는 렉스턴 스포츠보다는 비싸지만,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점과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합리적이다.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국내에서 7,000만 원대 초반부터, 레인저 랩터는 6,490만 원부터,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은 5,000만 원부터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콜로라도는 수입 픽업으로서 압도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픽업트럭의 저렴한 유지비 등 역시 콜로라도를 수입차 1위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미국 정통 픽업트럭의
강점 잘 살린 콜로라도
또한 국내에서는 이전부터 미국 정통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가 꽤 존재했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모델이 국내에 전혀 없어서 당시에 몇몇 소비자들이 F150, 램 등을 직수입하는 상황만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때 등장한 콜로라도는 미국 정통 픽업트럭의 강점을 충분히 갖췄기에 소비자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았다.
콜로라도는 미국 정통 SUV의 특징인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최적화되어있다. 튼튼한 차체와 판 스프링은 오프로드 중 받는 강한 충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디퍼렌셜 잠금장치는 차동 기능을 일시적으로 제한해 험로 탈출을 용이하게 도와준다. 이외에도 부식 방지 코팅 기술, 올 터레인 타이어, 트레일러링 시스템 등이 미국 정통 픽업으로서의 강점을 부각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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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형 쉐보레 콜로라도
리얼 뉴 콜로라도
쉐보레는 현재 2022년 형 리얼 뉴 콜로라도를 판매 중이다. 2022년 형 콜로라도에는 오프로드 느낌을 한층 강화한 샌드 듄 외장 색상이 추가되었고 운전자 편의성을 향상한 변속기 레버도 채택되었다. 또한, 노면 상황에 맞게 2륜이나 4륜 구동 방식으로 자동 변환하는 오토 모드를 갖추고 있다.
그 외에 변속 패턴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토우/홀 모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트레일링 특화 기술들도 탑재하고 있다. 또한 구매자는 익스프레스와 픽업 앤 딜리버리로 구성한 프리미엄 케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2022년 형 콜로라도 가격은 익스트림이 4,050만 원부터 시작하여, 계속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국내 출시된 콜로라도에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동떨어진 부분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전동 접이 사이드 미러가 없다는 점이나,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아닌 직접 키를 꽂아서 돌린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미국 픽업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낸 시대의 산물인데 아무렴 어떻겠는가?
렉스턴 스포츠의 픽업트럭의 독주에 쉐보레 콜로라도는 수입 픽업트럭의 길을 열어준 차나 다름없다. 해외 픽업트럭이 국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고, 다른 해외 기업들이 우리나라의 픽업트럭 자리를 넘볼 게 분명하다. 2022년 형의 쉐보레 콜로라도가 국내 소비자들의 만족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또한 국내 수입 픽업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