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코모 Feb 02. 2022

요즘 잘 나간다는 중국차, 이거 사실 생각 있으신가요?

‘Made in China’. 상품에 적힌 문구를 보자마자 사려던 물건을 내려놓았던 경험은 없는가? 혹은 인터넷 쇼핑 속 마음에 쏙 들던 물건을 구매하려다, ‘중국제’라 적힌 설명을 보고서는 구매를 망설여본 적은 없는가? 그렇다. 우리에게는 ‘중국제=저질’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요즘의 세태를 보면, 이러한 인식이 무색한 실정이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 있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떠오르는 신흥 강자로 꼽히고 있다. 그중 제일자동차의 홍치는 해가 갈수록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번 시간에는 홍치와, 홍치의 주력 모델 H9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중국 자동차 수출이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고?

지난해 중국의 완성차 수출 대수는 201만 5천 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 대수가 20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며, 이는 2020년 수출 대수였던 106만 대에서 1년 만에 90.1% 증가한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11월 자동차 수출 대수는 186만 대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수치다. 아직 전체 수출량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우위를 가를 수는 없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내년쯤에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수출 대수를 거의 곱절로 늘렸으며, 지금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달리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약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기업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중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니오, 샤오펑, 리오토 등 후발 주자들도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이 2020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하며 크게 성장했다.


이렇게 전기차 시장 내에서 중국 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던 것은 전기차의 ‘메커니즘’ 때문이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기에 대한 기술과 특허가 경쟁력이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의 진출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전기차는 엔진보다는 배터리나 전자 부품의 중요성이 더 크다. 즉, 모두가 같은 선상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자본과 의지가 있는 중국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인 셈이다.


→ 주행거리가 1,000km인 역대급 전기차

매번 전기차 주행거리 걱정하시던 분들은 ‘이차’만 기다리면 됩니다

홍치는 

어떤 브랜드인가?

중국에는 상하이자동차, 둥펑 등 3대 자동차 제조사가 있다. 그중 하나가 제일자동차이다. 홍치는 제일자동차 그룹 내 고급차 브랜드이며, 1958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이름인 ‘홍치’는 ‘빨간 깃발’을 뜻한다. 여담으로 빨강은 중국 내에서 중국 공산당을 상징하는 색이며, 모든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다.  


홍치의 최상위 모델은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석의 의전차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중국 내 홍치의 브랜드 가치는 높은 편이다. 또한 홍치는 친환경 시대에 맞춰 전기차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다. 2020년에는 전기 SUV인 E-HS9를 출시했으며, 2022년에는 전기차 E-QM5를 출시할 예정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홍치의 판매량

홍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홍치의 승용차 판매량은 2018년의 3만 3천 대에서, 2019년에는 전년대비 203% 증가한 10만 대를 달성했다. 그리고 2020년에는 판매량 20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08% 증가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홍치는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2025년에는 60만 대 판매가 목표이며,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0만 대로 공표한 것이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조기에 시장 내에서 안정적인 위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치의 H9 

어떤 차일까?

H9은 홍치에서 2020년부터 생산되고 있는 대형차이다. 길이는 5140mm, 너비는 1900mm, 높이는 1490mm으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특이점은 폭스바겐 피데온이 사용하는 세로 배치 전륜구동 폭스바겐 MLB 플랫폼을 후륜구동으로 개조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H9의 파워 트레인은 252마력의 2.0L 터보 가솔린 I4 엔진과, 283마력의 3.0L 가솔린 V6 엔진 두 종류이다. 눈에 띄는 점은 디자인이다. 롤스로이스 출신의 디자이너 자일스 테일러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것이다. 이에 H9은 같은 홍치의 대형차인 L5보다 디자인이 많이 세련되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내 디자인 역시 짜깁기한 이전 모델에 비해 한결 정제되었다는 반응이다.   

공업 쓰레기? 

결함투성이 H9

하지만 H9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품질 문제가 H9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H9를 구매한  중국의 한 소비자는, 3,000km밖에 타지 않았는데 벌써 전자계통이 먹통이 되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대형 스크린은 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안마시트와 같은 기타 전자 장비도 점차 먹통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소비자는 ‘H9은 공업 쓰레기’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자국민이, 의전차로 쓰이는 홍치의 차량에 대해 이 정도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홍치의 품질 문제가 상당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  


→ 중국차가 국내 소비자에게 씨알도 안 먹히는 이유

“중국산은 사절입니다” 아무리 중국차가 좋다 해도 국내 소비자에 씨알도 안 먹히는 이유

H9을 한국에서 

볼 수 있다고?

이 가운데 홍치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홍치는 작년 친환경 모빌리티 토털 케어 플랫폼 기업인 와이엔케이글로벌과 자동차 판매 및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식을 가지기도 했다. 해당 기업은 전기자동차 판매 및 차량 관련 금융 관련 서비스를 시작으로 수소 충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여 현재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중 홍치가 한국 판매를 타진하고 있는 차량은 H9이며, 은색과 검은색의 인증용 차량 2대가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홍치 공식 SNS에도 관련된 영상이 업로드되었으며, 일부 유튜버가 해당 차량을 살펴보거나 시승해보기도 하는 등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에 있어 품질은 중요한 골자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랜드로버와 재규어다. 랜드로버와 재규어는 영국제 고급 자동차로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잦은 고장과 결함 문제로 현재는 저평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품질 문제가 브랜드 가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품질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가성비 전략만으로는 시장 안에서 자리매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전에 비해 중국차는 품질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불식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과연 홍치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함께 지켜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쏘나타 싼타페 잘 안팔려도 현대차는 웃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