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코모 Feb 03. 2022

일본 진출 안 한다던 현대차, 예상 못한 결단 내렸다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사하면 많은 소비자들이 현대차를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항상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 온 현대차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까지 좋은 성적을 보이며 전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대차가 유독 고전했던 해외 시장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가장 먼 나라이기도 한 그 나라, 바로 일본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이미 한차례 철수를 경험한 바 있는 일본 시장을 다시 공략하겠다 나서 업계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일본 시장 재진출에

시동 거는 현대차

지난 26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가 일본 법인명을 현대자동차재팬주식회사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주식회사로 변경하는 등 일본 시장 재진출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상황이라 전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현대차가 넥쏘와 아이오닉 5의 일본어판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련된 SNS 마케팅을 함께 진행 중이라 덧붙였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자사의 친환경차들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뼈아픈 경험을 했던 현대차

현대차는 2001년에 이미 한차례 일본 시장에 진출을 했던 경험이 있다. 이 당시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투입했던 차량은 쏘나타와 그랜저, 투싼과 클릭으로 전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던 차량들이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일본 시장 판매량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몇 십만 대를 팔아 치웠던 국내시장과는 다르게 일본 시장에서는 연 2,000대의 판매량도 올리기 힘들었던 것이다. 결국 현대차는 8년 동안 겨우 1만 5,000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 2009년 일본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 현대차가 진출하려는 중고차 시장을 정부가 막아버린 이유

결국 해결 못했다, 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막아버린 정부 소식에 네티즌들 반응

일본 소비자들은

큰 차량을 선호하지 않는다

현대차의 일본 시장 진출 실패 원인은 일본 자동차 시장에 대한 잘못된 접근이다. 일본은 한국, 유럽, 미국 등의 국가들과 시장 상황이 매우 다른 국가이다. 우선 일본에서는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한국과 달리, 차체의 크기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


이렇다 보니 일본 시장에는 대부분 경형 차량과 준중형 차량에만 실질적인 소비자 수요가 있었다. 이런 시장에 현대차는 중형차인 쏘나타, 준대형차인 그랜저를 선보였으니 당연히 일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부족한

외제차 선호도도 낮은 일본

또한 일본 소비자들은 외제차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자국 제조사 차량 대비 품질에 대해 떨어지는 신뢰도에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디젤 엔진인데, 2009년까지만 해도 일본은 디젤에 대한 규제가 유럽, 미국보다도 더 엄격했다. 때문에 일본 소비자들 입장에선 규제도 엄격하면서 비싸기까지 한 디젤 차량을 탈 이유가 없었다.


상황이 이러니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디젤이 아닌 자국민들이 선호하는 하이브리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게 됐고, 전 세계에서 제일가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때문에 당시 일본 차량들 보다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부족했던 외제차를 일본 소비자들은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던 것이다.

일본 시장 재진출 이유

판매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기업 입장에선 제품 선호도와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시장에 굳이 진출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심지어 그 시장에서 한차례 실패를 겪었다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우리는 이쯤에서 현대차가 일본 시장 재진출에 내세울 차량 모델들을 살펴봐야 한다. 앞서 현대차가 넥쏘와 아이오닉 5 등의 친환경차들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고 언급을 했었는데 이 차량들에 현대차의 일본 시장 재진출 힌트가 숨어있다.

일본 시장은

거대한 수소차 테스트장?

먼저 넥쏘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넥쏘는 현대차의 유일한 수소차량으로 향후 현대차가 진행할 제네시스 수소차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 가장 큰 단초가 되는 차량이다. 이에 현대차 입장에선 넥쏘를 포함해 향후 개발될 수소차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소차 테스트에 가장 적합한 시장은 바로 일본 시장이다. 한국과 다르게 수소차와 관련한 인프라들이 잘 구축되어 있고, 일본 정부도 수소차에게 많은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점들은 현대차가 일본 시장을 무대로 수소차에 대한 전반적인 테스트를 진행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추측을 가능케 한다.


→ 땅도 좁은 한국에서 미국산 대형차들이 인기가 많은 이유

땅덩어리도 좁은 한국에서… 이런 큰 차에 왜 열광하는 걸까?

일본 전기차 시장은

외제차도 수요가 높아

다음은 아이오닉 5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대표 모델이다. 기존 외제차들이 일본 자국 차량들에 밀려서 선호도가 부족했다 한다면, 아이오닉 5는 이런 상황과는 약간 반대되는 입장에 서있는 차량이다.


현재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 세계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 보다 전기차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일본 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전기차 한정으로 외제차에 대한 수요도 어느 정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가 아이오닉 5를 통해 해당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일본 소비자들로 붙어 받은 평가는 확실히 좋지 않았다. 앞서 설명했던 이유들로 인해 현대차의 차량들은 일본 시장에 맞지도 않고 품질도 뒤떨어진 차량으로 기억됐고, 이는 현대차에 대해 일본인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들었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현대차의 위상이다. 현대차는 당시 부족했던 기술력을 빠르게 발전시켜왔고, 어느덧 전 세계에서 큰 성과를 보이며 기술력을 인정받는 제조사가 됐다. 일본 내 현대차의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상황에, 현대차는 과연 발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일본 시장 재진출에서 성공을 꾀할 수 있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쌍용이 정신차렸나? J100 예상도 살펴보니 놀랍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