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코모 Oct 20. 2020

"세금을 대체 어디 쓰는 건지" 말 나오는 순간

어둠이 짙게 깔려 도로 상황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야간 주행이나 몰아치는 빗발에 시야가 제한되는 빗길 주행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시야가 제한되는 야간, 빗길 주행 중 어둠에 묻혀 차선이 사라지는 바람에 당혹스러웠던 경험도 어느 운전자든 한 번씩은 갖고 있을 만한 경험이다.


차선이 지워지거나 야간 주행, 빗길 주행 중 차선이 제대로 반사되지 않아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일은 생각보다 빈번하다.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차선이 눈에 들어올 때면 “도대체 세금은 어디에 쓰냐”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드디어, 이러한 차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디어 세금이 제대로 쓰이기 시작했다.

야간 시인성을 높인 도로

차선을 그리는 페인트엔

유리가루가 섞여있다

빛이 반사되어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정도를 “휘도”라고 한다. 그리고 야간 주행 시 차선이 차량의 불빛을 반사하는 정도를 “차선 휘도”라고 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도로에서 운전자는 차량의 불빛에 의존하여 주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차선 휘도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도로 위 차선에는 일정량의 유리가루가 포함되어 있다. 곱게 갈린 유리 가루는 차량의 빛을 더 많이 반사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차선을 그릴 때 페인트에 유리가루를 섞어 차선의 휘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다.

값싼 페인트를 사용하면

차선의 휘도는 낮아진다

차선의 휘도를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하기 위해선, 페인트에 섞인 유리가루를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차선을 그릴 때는 유리가루와 페인트가 잘 섞일 수 있도록 접착력이 강한 1등급 페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예산상의 문제로 가격이 비싼 상급의 페인트 대신 저렴한 페인트를 사용하는 지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저렴한 페인트로 그려진 차선의 휘도는 금방 낮아지게 되고, 차선이 갈라져서 떨어지는 일도 쉽게 발생한다.

차선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페인트로 그려진 차선은 도로 위 사고 발생률을 높이는 위험 요인이다. 하지만 손상된 차선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현재로썬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여서 손상된 차선을 빠르게 파악하고 보수하는 것이 어렵다.


실제로 2013년, 서울시 도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서울 도로의 99%가 불량 차선으로 조사되었다. 2016년, 서울시 도로 전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차선 보수공사가 진행되긴 하였지만, 관리 시스템이 미흡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빠르게 도로의 문제를 찾아내는

“차선 휘도 디지털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다

그런데 앞으로 도로에서 손상된 차선을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예정이다. 휘도가 낮아 시인성이 떨어지거나 노후로 지워진 불량 차선을 빠르게 찾아내어 보수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도로 위 시인성이 부족한 구간이나 불량 차선을 관리하기 위해 “차선 휘도 디지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차선 휘도 디지털 관리 시스템은 도로 환경을 DB를 통해 관리하여 이전보다 빠르게 도로 위 문제 상황을 발견하고 보수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이다. 

이를 위해 전국 도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며, 시인성이 낮은 도로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국토부는 원활한 전수조사를 위해 기존 10대에 불과하던 이동식 조사 장비를 24대로 늘린 상태이다.


이번 보수작업을 통해 확보된 전국의 도로 환경 정보는 디지털 관리 시스템 DB를 통해 관리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더불어 휘도가 낮은 차선을 보수하기 위한 “차선 도색 유지 관리 매뉴얼”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빗길 주행 시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우천형 차선도 만들어진다

빗길 주행 시 차선이 보이지 않는 문제도 야간 주행만큼이나 심각하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천형 차선”도 만들어진다. 우천형 차선은 빗길에서 차선의 가시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하게 고안된 차선이다.


반사율이 높은 유리알을 차선에 설치하거나 차선을 돌출시켜 가시성을 높이는 등 도로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시인성을 높인 우천형 차선이 중부 내륙선, 영동선, 고속 국도 등 총 10개선에 시범적으로 적용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출처_서울시

어떠한 사소한 위험 요인이라도 도로 위에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때문에 이번에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시스템 도입과 도로 보수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전에 없던 방식의 관리 체계가 새롭게 도입되는 만큼 이로 인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노면 색깔 유도선이 도로 위 사고 발생률을 줄여준 것처럼, 이번에 도입되는 차선 휘도 디지털 관리 체계도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되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