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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09. 2022

"이건 아니지" 이젠 결함 밝히면 고소당할 수도 있다?

마감 불량 튜닝업체 / 보배드림

당신은 자동차 튜닝을 해본 적 있는가? 자동차는 획일화된 디자인과 성능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개개인의 취향을 모두 반영하기엔 부족하다. 이러한 지루함을 달래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사람들은 드레스 업, 튠 업, 빌드 업 등의 튜닝을 한다.


하지만 자동차 튜닝에도 피해 사례가 종종 존재한다. 일례로 최근, 보배드림에 올라온 엠비언트 라이트 시공업체로 인한 피해 글이 올라왔다. 그런데 되려 해당 업체가 차주를 고소한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업체 인스타그램 / 보배드림

엠비언트 라이트

튜닝하려 했던 글쓴이

보배드림에 “엠비언트 라이트 개인업자 XXX 불량시공 피해, 차량 흠집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필자는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당일 가입을 했으며, 차를 출고한 지 한 달 됐다고 전했다.


지난 1월 11일 필자는 엠비언트 라이트 시공을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업체를 찾아 예약금 10만 원을 냈고, 26일에 출장 시공을 받기로 했다. 시공 당일, 작업시간이 4~5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필자는 중간에 점심을 먹었고, 중간 점검 겸 시공 현장을 확인했다. 이때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필자는 전했다. 그러나 모든 시공 작업이 끝난 뒤 현장에 가보니, 차 상태는 엉망이었다.

시공한 차량 내부 / 보배드림

퀄리티 100%?

임의 시공. 차량 흠집, 마감 불량

분명 인스타그램에는 고퀄 100%라고 적혀있었지만, 시공 후의 모습에는 퀄리티라는 건 찾아볼 수 없었다. 송풍구 밑 몰딩에는 자잘한 흠집과 공구들이 찍힌 자국들이 보였다. 배선 뭉치는 청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게다가, 시공도 업자 임의로 바꿔서 시공한 상태였다.


실제로 유튜버 카라큘라가 직접 확인했을 때, 필자는 풋등이 한 번 떨어졌었다고 전했다. 배선은 발에 걸릴 정도로 튀어나와있었고, 잘려있는 배선도 있었다. 글로브박스 부분의 실리콘 마감에는 틈마저 벌어져 있었다. 해당 차량은 3,000km를 채 달리지 않은 새차이기에 필자의 안타까움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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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민중의 지팡이라고? 경찰차 쓱 긁었는데 대인접수 해달라고 합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어떤 튜닝인가?

엠비언트 라이트 시공이 대체 어떤 튜닝이기에 차가 배선으로 꼬일 만큼 엉망이 된 걸까? 엠비언트 라이트는 엠비언트 무드등이라고도 불리며, 차량 내부에 분위기를 낼 수 있게 설치하는 LED 전등을 말한다. 캄캄한 차 안을 엠비언트 라이트를 통해 다양한 색깔로 밝히면, 나름대로 멋들어진 고급차 감성이 난다. 또한, 그 조명만의 분위기는 차 내부에 공간감과 아늑함을 선사한다. 요즘 차량에는 엠비언트 라이트가 기본 옵션에 장착되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엠비언트 라이트 시공은 자동차 성능을 높이는 튠 업, 퍼포먼스 튜닝이 아니기에,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튜닝은 아니다. 드레스 업 튜닝이기에 법에 저촉도 안 되고, 자동차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 또한 낮다.

업체와의 문자 / 보배드림

해당 업체는

어떤 업체였는가?

난이도가 높은 튜닝이 아닌데 왜 결과가 엉망이었을까? 해당 업체는 인스타그램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산차는 40만 원, 수입차는 50만 원에 엠비언트 라이트 시공을 해준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아크릴 엠비언트로 시공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가능하다고 한다. 64가지 색표현과 뮤직 퍼포먼스도 이 업체만의 특징으로 보였다. 게시글에는 자동차 튜닝 사진들로 가득했다.


확인해 보니, 이 업체는 사업자 등록도 되지 않은 무허가 업체였다. 작업장도 없었으니, 업체가 튜닝을 진행했던 장소는 모두 지하 주차장이었다. 시공 이후, 필자는 차의 흠집들을 사진을 찍어서 업체에 보내줬지만, 해당 업체는 필자의 인스타그램과 전화를 차단하고 카카오톡만 긴 시간에 걸쳐 답하는 상태였다.

업체와의 카톡 / 보배드림

보배드림에 이름 공개했다고

고소한다고 한다

이후 27일, 후기글이 올라왔다. 필자는 현대 블루핸즈에서 견적을 알아봤고, 그 내용을 업체에게 전했다. 업체는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고, 이후 보배드림 글을 캡처해서 필자에게 보여주며 필자를 고소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필자 또한 당당하시면 왜 저를 차단하고 연락을 안 받고 잠수를 타셨냐고 하면서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유튜버 카라큘라의 인터뷰에 따르면, 필자는 블루핸즈의 견적 비용인 수리비 35만 원은 받았지만, 환불은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카라큘라는 이에 대해 따지려고 업체에 전화를 몇 번 걸었지만, 전화는 받지 않은 상태로 영상은 마무리되었다. 사업자 등록도 안한 무허가 업체가 공익 목적으로 올린 시공 후기를 고소할 수나 있는 것인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 다른 피해 사례 / 보배드림

해당 업체 피해 사례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업체의 피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보배드림 게시글엔 해당 업체에 당한 후기글들이 쏟아졌다. 유튜버 카라큘라 또한 다른 피해자랑 통화를 연결하면서 사연을 받았다. 한 피해자는 몰딩 하단이 부러지고 공구 찍은 흔적은 물론이고, 브레이크 있는 부분에 배선이 갑자기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체는 단돈 위로금 3만 원을 입금해 줬다고 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배선이 떨어져 차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밟히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분명, 끔찍한 상황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또한, 미흡한 배선 시공은 커다란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은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튜닝 업체는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 

업체와의 카톡 / 보배드림

“저 정도면 내가 더 잘하겠다”

네티즌들의 뿔난 반응

네티즌들은 매우 화난 상태이다. “2022년의 사건이 맞나? 배선 작업을 저렇게 잘못하면 진짜 차 불난다”, “절연 테이프도 아니고 청테이프, 이게 실화냐?”, “내가 해도 이보다 잘하겠다”, “싸면 다 이유가 있다” 등이다.


“저런 사건이 있는 줄도 몰랐다. 진짜 튜닝은 숙련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허위 딜러한테 싸다고 당하는 사람도 답답하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웬만하면 순정 타야 한다”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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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등도 떨어졌다 / 유튜브 카라큘라

앞서 언급했듯,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런 말이 나온 이유는 튜닝을 하는 오너가 튜닝 작업을 한 결과, 순정보다 별로인 결과를 맞이하고, 다시 순정으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튜닝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뿐더러, 업체 선정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요즘 들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만을 이용해서 활동하는 개인 튜닝 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SNS 상에만 존재하는 튜닝 업자들을 그대로 믿으면 위험하다. 공식 사이트가 있는지, 제대로 된 사업장을 갖추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의 후기는 어떤지 잘 확인하고 튜닝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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