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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18. 2022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 천문학적 금액 투자한 이유

정의선 회장과 제네시스 차량 / 뉴스1(왼쪽)

하루가 다르게 미국에서 각종 수상 소식과 치솟는 매출을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지난해 현대차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에서 탄탄한 수익을 책임지는 현대자동차가 국내와는 다르게 미국에 600억 원대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해외와 마찬가지로 수익이 증가되었지만, 국내 시장 투자 소식을 찾기 어렵다. 현대차는 왜 이렇게 미국에 힘을 쓰고, 국내에는 왜 이렇게 무심한지 자세하게 파헤쳐 보자.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 / HMG 저널

현대차는 왜 미시간주에

안정성 평가 연구소를?

현대자동차는 미국 미시간주에 5,000만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유는 바로 ‘안정성 평가 및 조사 기관’ 설립을 위해서다. 지난 13일 미국 자동차 매체에서 “현대자동차가 법의학 연구실, 500m 테스트 트랙, 고전압 배터리 시험장, 현장 충돌 조사 연수실 등이 갖춰진 연구소를 2023년에 개관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왜 갑자기 현대차는 미국에 안전 관련 기관을 설립하는 걸까? 현지 언론들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세타 2 엔진 리콜 관련 동의 명령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과거 현대차는 결함을 발견하고도 해당 차량의 리콜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럼 결국

벌금이 싫어서?

미국 동의 명령 제도는 불공정 거래 또는 독과점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이 당국과 협의를 거쳐 시정 방안을 마련하면 위법 여부에 대한 확정 없이 사건이 종결되는 제도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동의 명령 제도 결과에 의해서 2,500만 달러를 차량 테스트 및 연구소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합의를 한 현대자동차는 2배인 5,000만 달러로 조사 기관의 설립을 발표했다.
  
현대 관계자는 “연구소 설립을 통해 현장 데이터를 신속히 분석하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차량 안전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터진 미국 관련 문제는 현대자동차가 품질에 대한 신경을 쓰도록 만든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 벌금을

냈던 적이 있을까?

현대자동차는 이전에도 미국에 혼쭐이 났던 적이 있다. 바로 과거 2014년에 현대, 기아자동차가 미국 내에서 대기오염 방지법을 위반한 사실로 5천680만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었다. 이 금액은 미국에서 대기오염 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가장 큰 액수였다. 
  
이처럼 미국에서 기업이 법의 심판을 받는 순간 천문학적인 벌금들이 내려진다. 다른 기업의 사례로 테슬라가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대기 질 관련 법을 위반해 7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그리고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여러 안전사고들이 발생하는 바람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테슬라에게 오토파일럿 관련 답변서를 요청했으며, 이를 거부할 시 최소 1억 14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했던 적이 있다.  

JD파워 조사에서 상을 받은 현대차 / HMG저널

왜 그렇게 빠르게

미국 말을 잘 들을까?

바로 돈. 해외에서의 벌금도 있지만, 세계에서 현대차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지역이 바로 미국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82만 5,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어 72만 7,000대의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바로 한국이다.
  
심지어 미국 시장조사 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내구 품질 조사'에서 현대, 기아가 상위권을 차지하며, 미국 현대차의 입지가 단단해졌다. 이렇듯 현대자동차는 해외에서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성장세를 이어가고자 하는 바람이 클 것이다. 


→ 해외에서 잘나가는 현대차?

“제발 다시 팔아줘라” 국내에선 폭망했는데 해외에선 초대박난 국산차 총정리

세타 2 엔진 논란

현대차의 상반된 대응 방식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세타 2 엔진은 직분사 엔진이다. 박병일 정비 명장은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기 위해 엔진 베어링의 크기를 줄였는데, 신차 때는 괜찮지만 약 10만 km 부근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세타 2 엔진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와 더불어 미국에서 김광호 전 품질 강화팀 부장이 도로교통안전국에 세타 2 엔진의 구조적 결함과 이에 따른 화재 위험성을 내부 고발했다. 
  

국내에서도 세타 2 엔진 관련 이슈가 나왔을 때 박용진 의원은 “현대자동차는 리콜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상세한 매뉴얼을 제작, 미 도로교통안전국에 제출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에선 다르게 국토부에 ‘세타 2 GDI 엔진 시정 조치 점검 방법’이라는 1장짜리 문건만 제출했다"라며 한국과 미국에 다른 현대차의 태도를 지적했다.

세타 엔진과 박용진 의원 / 한국경제

현대자동차의

소비자 우롱

2016년 현대, 기아차는 세타 2 엔진에 대해 미국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리콜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현대차는 “이번 문제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특정 생산공장 가공 과정에서만 발생한 사안”이라며 국내 소비자의 분통을 터트렸다.
  
2017년 박용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현대자동차의 세타 2 엔진에 대해서 고발한 뒤, 현대자동차 여승동 품질총괄담당 사장은 “국내 세타 2 엔진 리콜 대상 차량을 차별이란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있게 무제한 보증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국내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 엔진이라 리콜 계획이 없다면서 왜 국내에서 리콜을 하냐”라며, 현대자동차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차들의 쏟아지는 출시

막상 받아보니 문제차?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신형 SUV ‘GV80’에서 과도한 엔진 떨림 등 끊임없이 품질 논란 이야기가 계속되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차는 ‘아이오닉 5’의  판매와 더불어 차량에서 냉각수 누수되는 현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냉각수 누수로 인한 화재 위험성은 극히 적다”고 말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코나 화재도 못 잡았으면서 화재 위험이 적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뭐냐”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형 아반떼를 출고한 차주가 "새로 받은 차량 앞 유리 몰딩이 들떠 있어서 수리를 맡겼더니 지지하는 나사가 전부 없었다"라며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현대차가 제시한 방법은 고작 소모품 교체였다. 또 다른 사례로 제네시스 차량의 도색 불량 등 국내에서 크고 작은 결함들이 발견되고 있다.


→현대 제네시스가 보여주는 안전성은 어떨까?

“제네시스가 살렸다”고 난리들인데 오히려 반응 또 갈렸다는 GV80의 실제 안전성 수준

현대, 기아자동차 사옥 / 한국경제

현대자동차에 대한 네티즌들의 여론은 좋지 않다. 리콜에 관한 커뮤니티 게시물 반응을 살펴보면, “신뢰도가 이미 바닥인데 어떻게 회복하냐?” 등 긍정적인 반응을 찾기 어렵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같은 세타 2 엔진에 대한 문제를 미국은 해주고 한국에서는 왜 안 하냐”라며, 현대차에 대한 반응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여론에 떠밀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세타 2 관련 리콜이 실시되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신경 쓰는 것처럼 국내 소비자들을 더 신경 써줬더라면 이 정도의 여론은 아니었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미국만큼 법이 강하지 않아서 한국에서 현대자동차가 소비자들을 방관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일부 네티즌은 "해외에서는 안전성을 위한 연구소 설립까지 추진하지만 외려 한국에는 그런 투자가 적은 것 같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새지 않도록 주의해야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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