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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an 05. 2021

신차 살 때 결함보다 더 확실하게 믿고 걸러야 하는 것

무언가에 불만을 느껴 차선책으로 여겨지던 대안을 선택했는데, 그 대안마저 최악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신차 결함 및 품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소비자들이 선택한 차선책은 중고차 시장이었다.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난 중고차들은 품질이 검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신차의 대안으로 중고차를 언급하게 되면 많은 소비자들은 "신차보다 걸러야 하는 게 중고차다"라며 "중고차 매매업자들은 사기 집단에 가깝다"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신차 품질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중고차는 기피하게 될 수밖에 없다"라는 의견을 보였는데, 소비자들이 이렇게나 중고차 시장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_보배드림)

"문제없는 차를 찾기가 더 어려워"

지난해 출시된 신차에서 발생한

수많은 결함 사례들

한국에선 집 다음으로 큰 재산이라는 자동차를 구매했는데 차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난해는 유독 신차 결함 및 품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소비자들이 줄을 이었다. 2020년 자동차리콜센터에 등록된 국산차 결함 신고 건은 무려 4,951건에 달했으며, 공식적으로 신고된 접수건만 이 정도이니 실제로 신차 품질 및 결함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차주들은 훨씬 많을 것이다. 


신차 결함은 유독 현대기아차에 집중됐는데,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신차들에서 줄지어 다양한 문제들이 발견됐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신차를 꼽아보라"고 질문한다면 섣불리 해당되는 차량을 콕 집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출처_뉴스토마토)

"차라리 중고차를 사겠다"

신차 시장 넘어서는

거래량을 보여준 중고차 시장

이렇게 연이어 신차 품질과 관련된 문제들이 불거지자 많은 소비자들은 "차라리 품질이 어느 정도 검증된 중고차를 사겠다"라며 중고차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중고차는 연식이 어느 정도 지난 자동차뿐만 아니라 출고된 지 1~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고 킬로 수도 적은 신차급 중고차들도 즐비하다. 


신차급 중고차를 신차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다면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눈여겨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 판매량을 뛰어넘는 거래량을 보여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224만 대 수준으로, 신차 판매량 178만 대의 1.2배 수준을 웃돌았다.


K9 700만 원,

카니발 760만 원

허위, 미끼 매물이 판치는 중고차 시장

그러나, 신차의 대안으로 중고차 시장을 찾은 많은 소비자들은 중고차가 적절한 대안이 아니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중고차를 구매하려면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너무 많으며, 시장에는 각종 허위매물 및 미끼매물들이 많아 이를 가려내는 것도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중고차를 검색하여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1,322km를 탄 2020년식 기아 K9이 740만 원에 판매되는 매물로 등록되어 있거나, 2020년식 카니발이 760만 원에 매물로 등록되어 있는 것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가격들이 적혀있는 것들은 당연히 모두 허위매물이다. 

(출처_KBS 뉴스)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 매물 95%는

허위매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렇게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매물들의 95%는 허위매물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가 주관하여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매물의 95%는 허위매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약 한 달간 진행된 조사는 차량 소재지, 사업자 정보, 시세 등이 부실한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31곳을 선정해 매물 100대씩 임의 추출한 뒤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한 결과였다. 온라인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시세보다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매물들이 즐비한 사이트는 99% 허위매물 사이트다.

점점 늘어나는 피해 사례들

사기 수법들도 진화되고 있어

문제는 이런 악성 허위 중고차 업체들로 인한 피해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허위매물을 올리는 딜러들의 수법은 중고차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저렴하게 올려놓아 손님들을 상사로 유인한다. 그리고 해당 매물이 아닌 다른 차를 비싼 가격에 판매하거나, 소비자를 감금, 폭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매매상사를 방문하면 계약금 10%를 챙긴 뒤 추가 비용을 요구하여 어쩔 수 없이 차를 구매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수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허위매물 관련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있으며, 이것이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자 허위매물 딜러들은 점점 사기 수법들을 발전시켜나가고 있었다. 

허위, 미끼매물 문제는

10년 전에도 버젓이 존재했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은 이미 자정능력을 잃어버렸다"라는 평가를 이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허위, 미끼매물 문제는 10년 전에도 버젓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간 허위매물로 인한 피해 사례들 역시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공론화가 되기도 했지만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2021년 현재도 성행하고 있어 사실상 허위매물 근절은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너무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올리면 허위매물인 것이 쉽게 드러나니 시세보다 교묘히 저렴하게 책정하여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딜러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악성 딜러들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 커져버린 범죄 규모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의 95%가 허위매물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일부 악성 딜러들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수준이다"라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그간 허위매물 사례들이 공론화되면 중고차협회 관계자들은 어김없이 "일부 악성 딜러들의 행태로 인해 선량한 일반 딜러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장을 밝혀왔다. 


여기에 더불어 "허위매물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발표도 수차례 했으나 발표만 있었을 뿐, 10년이 넘도록 허위매물은 근절되지 않아 더 이상의 자정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범죄 규모 수준 역시 너무 커져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협회에서도 쉽게 손을 쓸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출처_한국경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은

자업자득이라는 평이 이어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결국 자업자득"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중고차 허위매물 피해 사례와 관련된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면 "한국 중고차 시장은 범죄 종합선물세트다", "중고차 사이트는 거의 사기집단 같다", "중고차 업체들은 모두 각성해야 한다", "상황이 이지경인데도 제대로 된 단속조차 이뤄지지 않는 게 더 문제다", "사회적 문제성이 나타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됐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알고도 처벌 없이 방관하는 것도 문제다"라며 "법적으로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는 반응들도 존재했다. 최근에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소비자들이 "대기업이 진출해서 시장을 뒤집어 놓길 바란다", "대기업은 싫지만 중고차 시장은 더 싫다"라는 반응들을 보이기도 했다. 

건전한 경쟁을 통한

시장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중고차 업계에 몸담고 있는 현직자들은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을 짓누르는 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진출한다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시장 자정작용이 이뤄질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기업이 체계적으로 중고차 판매를 시작한다면 중고차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으며, 허위매물 딜러들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 역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진행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76.4%는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며 낙후됐다고 판단했으며, 이중 51.6%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이번 기회에 허위매물 딜러들을 싹 근절시키자", "중고차 시장도 자정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대차는 싫지만 중고차 시장은 더 싫다", "골목상권 침해를 주장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피해 사례들이 존재한다"라는 반응들을 이어갔다. 여론은 이유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서 무엇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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