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시작된 지 어느덧 7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유럽이나 북미의 주요 국가들보단 한발 늦은 시작이었지만, 현재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수출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국 5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한국.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그간 수많은 차량들의 생산과 단종을 반복해오며 나름의 자동차 문화를 정립해왔다.
그 안엔 아무리 좋다고 말을 해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비중이 많지 않은, 소위 말하는 비인기 차종이 존재한다. 이번 시간엔 이런 비인기 차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 내 비인기 차종은 과연 무엇일까? 또 해당 차종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비인기 차종 첫 번째
해치백이 갖는 특징
국내 자동차 시장 내 비인기 차종 첫 번째, 해치백이다. 해치백이란 단어는 본래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고 트렁크에 위로 올리는 형태의 도어를 단 승용차를 의미했다. 하지만 현재에 들어선 형태가 비슷한 왜건과의 구분을 위해 트렁크 도어가 C 필러에 연결된 차량만을 해치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해치백의 장점에는 운동성능과 실용성이 있겠다. 해치백은 세단을 기반으로 개발된 차종이지만, 구조적으로 세단보다 리어 오버행이 짧다. 때문에 차량 가속과 코너링 등 운동성능이란 측면에선 세단보다 더 월등한 성능을 보여준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핫해치라는 차종을 개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해치백은 세단보다 트렁크 높이가 훨씬 높다. 때문에 같은 크기의 세단보다 더욱 많은 용량의 짐을 트렁크에 적재할 수 있다. 또한 객실과 트렁크룸이 분리되어 있는 세단과 달리 해치백은 해당 부분들이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해치백은 차량 뒷좌석을 접어 추가적인 적재공간으로의 활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비인기 차종 두 번째
왜건이 갖는 특징
비인기 차종 두 번째는 바로 왜건이다. 왜건은 앞서 설명한 해치백과 비슷한 구조로 이뤄진 차종이다. 두 차종의 차이점은 트렁크 도어가 연결된 필러 부분이 다르다는 점이다. 해치백은 트렁크 도어가 C 필러에 연결되어 있지만, 왜건은 C 필러가 아닌 D 필러에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왜건은 다른 차량보다 적재성에 강점이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왜건은 앞서 설명한 해치백과 달리 리어 오버행의 길이가 세단과 비슷한 차종이다. 때문에 해치백과 같은 운동성능을 갖지는 못하지만 해치백보다도 더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다는 것이 왜건이 가진 특징이다. 즉 왜건은 세단의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하면서 실용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차종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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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과 왜건이
국내 시장서 인기 없는 이유
해치백과 왜건, 두 차종에 대해서 한국은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국내에서 해치백과 왜건 차종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이 해치백과 왜건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 대체 무엇일까?
80년대에서 90년대에 국내 출시된 차량들을 보면, 분명 해치백이나 왜건 차종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을 통해 갖는 사회적 위치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시장 상황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고급 차량으로 인식되던 세단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이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치백과 왜건에 대해 짐을 많이 싣기 위해 타는 차량, 소위 말하는 “짐차”라는 인식이 퍼지게 됐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을 가족 단위로 이용한다는 점 역시 해치백과 왜건의 시들한 인기에 한몫 더했다. 해치백과 왜건은 이런 이유들이 서로 맞물려 결국 비인기 차종으로 자리하게 됐다.
비인기 차종 세 번째
소형 MPV가 갖는 특징
해치백과 왜건 외에도 유독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차종이 있다. 바로 MPV, 그것도 소형 MPV다. 소형 MPV의 경우 크지 않은 차제를 기반으로 운전과 주차를 편리하고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차종이다. 또한 비슷한 차체를 가진 차량들 중 주거 공간 활용성이 가장 뛰어난 차종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소형 MPV는 해치백, 왜건과 같이 실용성을 중요한 가치로 두는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다. 유럽 시장뿐만이 아니다. 차체가 큰 차량일수록 소유하는데 여러 제약이 발생하는 일본 시장이나 인도,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도 소형 MPV의 인기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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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MPV가
국내 시장서 인기 없는 이유
하지만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는 차종들 중 하나에 꼽힌다. 처음부터 인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한때 소형 MPV를 포함해 중~대형 MPV 차량들의 인기가 높았던 시기가 있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도 했고 무엇보다 7인승만 되어도 승용차가 아닌 승합차 세금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들어, 7인승 MPV 차량에 승합차가 아닌 승용차 세금을 부담하도록 정책이 변경되면서 소형 MPV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세금도 같은 마당에 SUV 대신 소형 MPV을 선택할 이유가 없던 것이다. 때문에 현재는 소형 MPV는 물론 준중형부터 중형까지의 모든 MPV를 국내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고 현대차의 스타리아, 기아의 카니발과 같은 대형 MPV만 살아남은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종은 고정적이지 않다. 앞서 해치백과 왜건을 언급하면서 세단이 국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말을 했는데 현재는 SUV가 국내 시장의 주류이지 않은가?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갖는 트렌드에 따라 선호하는 차종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조건만 충족된다면 언젠가는 해치백, 왜건, 소형 MPV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지금의 세단과 SUV 보다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세 차종 모두 국내에서 인기 차종으로 군림했던 시기가 존재했으니 말이다. 해치백, 왜건, 소형 MPV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