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코모 Mar 10. 2022

유럽 1등이면 뭐 하나, 국내 출시했다가 망한 수입차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르노삼성, 삼성차가 르노에게 인수된 후 탄생한 업체다. 르노삼성의 차량들은 인수된 이후엔 르노의 차량들이 삼성차의 모델명에 맞춰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기존 삼성차의 모델명에서 벗어나 르노의 모델명 그대로 출시되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차량이 바로 르노 캡처다. 르노 캡처는 1세대까지만 해도 QM3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에 판매됐지만, 2세대부터는 캡처라는 모델명을 그대로 들고 와 판매됐다. 그런데 최근 르노의 캡처가 국내 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단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캡처의 또 다른 이름

바로 르노삼성의 QM3

우선 캡처가 어떤 차인지 우선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자. 캡처는 르노에서 2013년부터 생산한 소형 SUV 차량으로, 1세대 모델의 경우 국내에서 QM3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이후 현지시각 기준 2019년, 풀체인지를 거친 2세대 모델이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됐다.


국내엔 1년 뒤인 2020년에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2세대 모델부터 QM3라는 이름과 르노삼성의 태풍 엠블럼을 버리고, 유럽 시장처럼 캡처라는 이름과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을 사용했다. 기존 1세대만 해도 르노의 소형차인 클리오와 유사한 외관을 지녔지만, 2세대로 넘어오면서 QM6, 카자르 등의 르노 SUV 차량들과 유사한 외관으로 변경됐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 옵션

다 빠진 채 출시됐다

국내 출시된 캡처는 가솔린과 디젤 모델 모두 출시됐다. 가솔린 모델 TCe 260의 파워트레인은 1.3L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당 조합으로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kgm.f의 성능을 냈다. 성능만으로 보면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XM3와 완전히 동일하다.


디젤 모델 1.5dCi의 경우 최고출력 116마력, 최대토크 26.5kgm.f의 성능을 낸다. 캡처는 XM3와 달리 사륜구동까지 지원되는 차량이지만, 국내 출시 모델에는 사륜구동이 제외된 채 출시됐다. 이뿐만이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선루프와 통풍시트 옵션도 빠진 채 출시됐다.


→ 르노삼성이 현대기아차에 맞서 세운 전략

결국 판매량 폭망한 르쌍쉐, 현기차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 공개했다

이코노믹리뷰 / 스테판 드블레스 르노삼성 CEO

출시된 지 1년 만에

단종을 맞이한 캡처

르노삼성 캡처의 국내 시장 단종 소식은 꽤나 충격적이다.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1년 만에 단종을 맞이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에 단종되는 모델은 가솔린 모델이며, 디젤 모델은 지난해 3월에 이미 단종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르노삼성 캡처는 왜 국내 시장에서 단종이란 운명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일까?


르노삼성 측 관계자는 캡처의 단종에 대해 판매량 부진이 아닌 다른 이유로 단종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캡처가 국내 시장에서 단종되는 이유는 소재 관련 인증에 문제가 생겨 불가피하게 단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 말하며 “판매량으로 인한 단종이 아닌 점을 알려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판매량이 원인이 아니다?

그렇기엔 판매량 너무 낮은데

소재 관련 문제로 단종을 맞이하게 된 르노삼성의 캡처. 그런데 정말 이 이유 하나만으로 단종이 된 것일까? 애초에 판매량이 좋았다면 소재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종이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을까?


사실 캡처는 이러한 의심이 드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그간 판매량 측면에서 부진함을 보였다. 국내 시장에 첫 출시된 2020년 5월, 고작 450대의 판매량을 시작으로 매달 세 자리 숫자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020년 기준 2,26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1년은 더 처참했다.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의 판매량이 1,254대였다. 바로 직전 연도 6개월 분의 판매량보다 더 낮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 안그래도 판매량 낮은 르노삼성이 진짜 큰일난 이유

“르노삼성 큰일 났다”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차에서 제외된다는데 사실일까?

단종에 대한 결정적인 이유

XM3의 존재감이 너무 크다

유럽에선 베스트셀링카의 자리에 오르며 그 위세를 떨쳤지만 국내에선 비주류 중의 비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된 르노삼성의 캡처. 그 이유가 무엇일까? 국내 시장 내 캡처의 부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르노의 또 다른 소형 SUV 차량인 XM3 대비 메리트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캡처는 가솔린 모델 기준, XM3과 완전하게 동일한 성능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성능이 동일하다면 옵션 사항이나 가격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메리트를 가져와야 할 필요성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캡처는 XM3 대비 떨어지는 옵션 구성이 훨씬 모자라면서 동시에 가격은 XM3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거기에 XM3는 국내에서 출시되는 모든 소형 SUV 차량들 중 유일하게 이례적으로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동시에 같은 소형 SUV 차량이라 해도 그중에선 가장 큰 사이즈로 출시되기도 했다. 덕분에 르노삼성의 소형 SUV 차량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은 XM3와 캡처 사이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이 외에도 부족했던 홍보 마케팅과 캡처라는 이름이 갖는 낮은 인지도도 캡처의 낮은 판매량에 한몫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캡처라는 이름 말고 인지도가 더 높았던 1세대의 이름, QM3로 판매했으면 이 정도까지 망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형 SUV 시장이 유독 강세였던 국내 시장에서의 실패. 르노삼성 캡처의 단종으로 소형 SUV 차량이 국내 시장에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르노는 현재 메간 E 테크라는 소형 CUV 전기차가 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캡처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소비자들은 르노삼성이 해당 모델을 국내에 출시해 클리오와 캡처의 빈자리를 채워주길 바라고 있다. 르노삼성 캡처의 단종,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놓치면 후회할 자동차 관련 핫이슈들


작가의 이전글 요즘 전기차보다 이차가 더 위험하다는 결론 나왔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