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6일, 퇴근길은 한 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선 함박눈을 넘어선 폭설이 떨어졌고, 미리 대처하지 못했던 시민들은 서둘러 발을 재촉했지만 결국 눈 속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차를 운전하던 운전자들은 하얗게 변한 세상만큼 머릿속도 하얗게 변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여러 미디어에선 ‘슈퍼카를 도로 위에 두고 간 모습’, ‘눈길에 사륜구동의 중요성’ 등의 자동차 관련 소식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들이 빠져 있다. 과연 어떤 사실들일까? 오늘 이 시간엔 폭설로 인해 많은 소식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들에 대해 알아보자.
눈길에 계속
미끄러지던 자동차들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길을 걷던 시민들이 미끄러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은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타이어가 제대로 접지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미끄러지는 사고가 계속 발생했다. 국산차, 수입차할 것 없었다.
대중교통인 버스도 마찬가지였다. 난관에 빠진 버스를 구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버스 뒤를 미는 장면까지 등장할 정도다. 또한 사고 현장을 수습하러 오던 견인차까지 미끄러지는 상황까지 발생하여 도로 위는 한마디로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슈퍼카도 예외 없었다”
도로 위에 차를 두고 떠나버린 차주들
특히 눈이 쏟아진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쳤기 때문에 퇴근길 혼잡은 더욱 심했다. 앞으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차량의 차주들은 차를 그냥 도로 위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귀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일반적인 수입차뿐만 아니라 슈퍼카라고 예외는 없었다. 값비싼 차량을 그대로 두고 떠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서울 성수대교에서 차주가 도로 위에 두고 떠난 페라리 한 대, 강남 지역에서 눈길에 가로막힌 맥라렌 한 대를 차주가 밀고 있는 모습, 언덕 길을 오르는 포르쉐가 포착되었을 정도다.
수입차에 적용된 후륜구동
SUV의 사륜구동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눈길로 인해 자동차 관련 사건사고 소식이 연이어 터지자 여러 미디어에선 수입차에 많이 적용된 후륜구동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엔진이 전면에 위치하고 구동축이 뒤쪽에 있는 구조 덕분에 전륜구동 차량과는 달리 접지력이 떨어져 눈길과 같은 노면에서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특히 국산차는 전륜구동 차량이 대부분이지만, 수입차는 후륜구동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폭설과 같은 상황에서 더욱 취약하다. 이와 반대로 SUV에 주로 적용된 사륜구동이 눈길에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뒤 네 바퀴에 동력을 균형 있게 배분하여 힘도 좋고 눈길과 빗길에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눈길엔 슈퍼카도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들이 있다. 바로 눈길엔 경차와 슈퍼카, 전륜, 후륜과 사륜구동, 세단과 SUV와 같은 비교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력한 성능, 첨단 장비, 사륜구동을 탑재했다 하더라도, 이런 장비들을 탑재하지 않은 차량보다 낫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무조건 옳다”라는 정답이 아닌 것이다. 아무리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한순간 미끄러진다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똑같으므로 눈길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도로에 돌아다니는 차들 중
사륜구동 모델이 얼마나 많을까?
또한 눈길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륜구동이 도로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차량들 중, 얼마나 적용되었을지도 의문이다. 이 사륜구동은 국산차의 경우엔 값비싼 선택 옵션으로 제공되고, 수입차엔 상위 트림으로 올라가야 기본 적용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사륜구동의 선택이 최근엔 많아졌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전륜구동과 후륜구동의 비율을 넘어서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사륜구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한계가 존재한다.
겨울용 타이어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겨울용 타이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특히 후륜구동 차량의 경우 겨울철에는 반드시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본 장착되어 있는 타이어는 기온이 내려가면 접지력과 제동력이 떨어지는 봄, 여름, 가을용 타이어이기 때문에 눈길 운전 시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겨울용 타이어는 접지력을 높여줘서 빙판길 미끄러짐을 줄여준다. 또한 구동력이 전달되는 바퀴에만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면 타이어의 성능이 달라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네 바퀴 모두 교체가 필요하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엔 자동차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첨단 기술과 장비로 무장했다 하더라도 결국 자연의 거대함 앞에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발생한 폭설로 인해 자동차들이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바로 눈이 많이 오는 날엔 자동차 이용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보다 더 안전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차량을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첫째도 서행, 둘째도 서행이다. 5분 빨리 집에 도착하려다 5시간 늦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