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박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대학원생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대학원생 때 운도 좋고 나름 성실하게 살아간 덕에 학위과정 동안 총 9편의 논문을 국제과학저널에 주저자로 발표하였다. 5년간의 대학원생활 끝에 2023년 2월 16일에 카이스트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날 전문연구요원으로 훈련소에서 각개전투 훈련을 받고 있어서 학위수여식이라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나중에 전달받기로는 공과대학 대표로 박사학위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었다고 한다.
박사학위를 받으니 월급이 6배 오른 것과 주위에서 박사님이라고 불러주는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은 느끼지 못하였으나 나가기 어렵다는 해외 포닥자리도 금방 찾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최고의 기업) 포스코에서 사이언스 펠로로 선정된 것을 보니 나름 대학원생활을 알차게 보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되면 후배대학원생들이 어떻게 하면 학위과정을 잘 보낼 수 있냐 물어볼 만도 한데, 오히려 친한 젊은 교수님들한테 그 질문을 더 많이 들은 거 같다.
그러면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끼리 '그래 대학원생은 모름지기 ~~ 해야 해'라고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젖는 모습이 여러 생각을 들게 했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그랬던가 인생에서 정말 좋은 순간은 성공하고 나서가 아니라 성공까지 가는 힘든 노력의 시간이라고...ㅎㅎ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진짜 대학원생들에게는 닿지 못하고 교수님들과 박사들끼리 이야기한 성공적으로 학위과정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1. 남들이 하지 않은 연구를 해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배들이 하던 연구 주제를 이어서 조금 더 개선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시작한다. 이게 쉽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나, 학자가 되고자 하면 결국에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개척한 연구분야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더 걸리고 논문 rejection의 아픔이 따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실험을 많이 해라
대학원생활을 시작하는 20대 초중반에는 10시부터 10시까지 실험을 하고 집 가서 유튜브보다 자도 다음날 쌩쌩하다. 하지만 포닥이 되어 30대에 접어들면 간단한 실험도 체력적, 시간적 부담이 있다...ㅎ 실험이나 연구도 굴러본 사람이 잘한다.
3. 실용적인 가치를 너무 생각하면서 연구를 하지는 마라
네이처 편집장이 카이스트에 와서 강연했던 내용이 기억난다. 한국인들이 네이처에 논문을 잘 못 내는 이유는 너무 실용적인 것을 생각하고 연구를 해서라고. 실용적이고 목적이 있는 연구는 학계가 아닌 산업계에서 하면 되고 네이처 같은 과학 저널은 새로운 사실 자체에 더 주목을 한다고 한다. 물론 공과대학에서는 실용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프로가 아닌 배워나가는 단계에서는 연구의 실용적 가치에 매몰되지 않는 게 중요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실존적이고 선험적인 팁들이 있으나 남들을 설득하는 글 (특히 논문)의 기본은 3개를 초과하는 논지를 가져서는 안 된다. 직업병으로 인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세 가지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