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15] 회사운영의 기쁨과 슬픔

by 홍기자 입니다

회사를 운영해본 적이.

있을리가 있나. 월급도 최저 따까리 받는데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나는 사장이 되거나 CEO가 된다. 그게 그거 아닌가 싶지만 그냥 넘어가자

따박따박 따지는 습관, 좋지 않다. 여차하다가는 기자같다는 욕만 듣는다.


내가 사장이 되는 일은 보통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맞다, 바로 게임할때 사장이 된다는 말씀이다.


개인적으로 고양이 타이쿤 게임을 엄청 좋아한다.

분명 풀네임이 있을텐데 그건 모르겠고 그냥 고양이들이 요리도 하고 목재도 다듬고 이제는 회사까지 차려서 회사를 키워내고 있다.


다른 게임(=애니팡...)을 하다가 광고로 알게 된 고양이 타이쿤.

얼른 잽싸게 다운로드 했다. 내가 사장이 될 관상인가!


모든 게임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게임 초반엔 속도를 빠르게 한다.

건물도 뚝딱뚝딱 빨리 짓고, 직원 채용부터 회사 사무실 계약까지 일사천리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중량이 커지면 급 돈모으기가 힘들어진다.

회사들을 계약할때 줄 돈도 늘 아슬아슬하다.


게임에서야 내가 그냥 4400원 웰컴봇다리를 현질하면 되지만

현실에서도 이럴까 싶어 결국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사장은 하나인데 관리해야 하는 부서, 또는 사무실은 n개다.

게다가 그 사무실마다 역량이 조금씩 다른데 역량이 다른 만큼 요구사항도 까다롭다.

반드시 보라다이아몬드로만 살 수 있는 시계를 내놓지 않으면 일을 대충 하겠다고 하거나

화장실 칸막이에 소음차단 기능이 없다고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한다.

어디 사장한테..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이 큰 사업체를 운영하려면 사사로운 것에 감정이 치우서야 되겠나.


틈틈히 엄마찬스를 통해 투자금을 지원받거나, 엄청나게 블링블링한 옷차림을 한 독지가에게 30초짜리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돈을 지원받아 근근히 회사를 운영해보지만, 게임인데도 돈이 모이지 않아 땀을 좀 흘리게 된다.


좋좋소라 비하되는 직원 50인 이하 회사들은 아마도 다 이렇겠지.

한달이 돌아오는게 제일 무서울거고, 직원들 월급 하루라도 밀리면 이 업계에서 어떤 지탄을 받을지는 상상하는 것 조차 피곤할테고. 지탄보다 무서운게 고용노동부의 출석요구겠지만.


그렇다고 너그러워지고 싶진 않다.

이 업계가 가진 말갖지도 않은 월급수준을 보고 있자면 말이다.

200만원 이상 받는 일이 이렇게 어렵나 자조해보고, 비하해보고, 울화통을 터트려도 보지만

일단 그 돈이 급해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을 더더욱 용서하기가 어렵다.


가진것에 행복하고 싶다.

과한 욕심을 부려본 적도 없지만.

하지만 가진 것이 터무니 없다면 가끔은 꿈도 꺾고 싶을 뿐.


아, 과제를 수행하러 가야한다.

회사 등급을 올려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든.


사장의 하루,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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