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7. 200610. 안개 - 김윤겸

by Anthony

내장을 모두 비운 개구리 한 마리가
사지에 핀을 꽂고 판자 위에 누워 있다.

유격훈련장의 외줄다리 위에서
떨어지고 싶은

가을 독사 앞에서
오금이 저려 도망도 못 가면서
물리고 싶은

강도의 칼에 찔릴까
두려움에 떨면서도
온몸이 난자당하고 싶은

시궁창에서 썩어가는
내장의 비릿한 내음이 안개가 되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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