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210207. 업그레이드 - 이정록

by Anthony

[210207] 업그레이드/ 이정록

네 지문만으로 열리고 싶어.
민망한 얼굴인식은 이제 그만
네 홍채만 또렷하게 들여다보고 싶어.
간지럽고 오글거리지만, 네 손끝 패턴이 좋아.
생년월일과 처음 키스한 날로 조합한 비밀번호도 좋아.
누구랑 키스 했는지는 따지지 않을게.
네 볼과 손가락과 눈동자와 숨소리를 다 갖고 싶어.
네 어지러운 머리맡이나 주머니 속 어둠도 사랑해.
네 가까이서 격렬하게 진동하고
네 무관심까지도 무음으로 기다릴 거야.
새로운 짝에 관심이 많은 걸 알아.
걱정 안 해. 나도 네가 집착하는 건 싫어.
나는 너에게만 열리는 신상이 될 거야.
나는 너를 위해 늘 업그레이드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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