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로페즈의 드레스는 돌고 돈다. 남자도 돈다.

찢어진 관계도 드레스처럼 고쳐 입을 수 있을까

by 예스

2019년 밀라노 패션위크의 최대 이슈는 바로 제니퍼 로페즈가 아니었을까.

전봇대 같이 길죽한 스무살 짜리 모델들에 이어 등장한 그녀의 존재감은 다른 어떤 누구보다도 대단했다.


20ss 베르사체 피날레 제니퍼 로페즈.jpg 베르사체의 2020 스프링 쇼 피날레에서 워킹하는 제니퍼 로페즈

신장 160cm가 조금 넘는 이 50대의 팝스타가 등장하자마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휴대폰을 꺼내들고 플래시를 터뜨렸다. 실제로 이 날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관객석에서는 아마존 정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녹색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나타나자 곳곳에서 비명 소리 마저 나왔다.



여기서 제니퍼 로페즈의 파워풀한 워킹과 완벽한 복근에 압도당해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 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2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2000년 그래미 제니퍼.jpg 2000년 그래미어워즈에서 베르사체드레스를 입은 제니퍼 로페즈

20년 전 제니퍼 로페즈는 소매 등 일부 디자인만 조금 다를뿐 지금의 것과 같은 베르사체 정글 프린트 드레스를 입었다. 당시 이 드레스를 입은 제니퍼 로페즈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거의 충격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래미 어워즈를 시청하던 사람들은 당장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구글에 '제니퍼 로페즈 드레스'를 검색했는데, 그 때 만 해도 초기 단계였던 구글 검색 엔진에는 이미지 검색 기능이 없었다. 그리고 이 일화가 구글 이미지 검색의 도입으로 이어졌을지 누가 알았을까.


전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는 2015년 한 인터뷰에서 "구글 이미지 검색이 탄생한 이유는'제니퍼 로페즈의 드레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구글 사용자들로부터 전에 없던 문의(제니퍼 로페즈의 드레스 사진을 찾고싶단 말이다!)에 시달려야 했고, 결국 이미지 검색 기능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제니퍼 로페즈 제이로 티셔츠.jpg 2002년 M6어워즈에서의 제니퍼 로페즈와 2021년 운동 가는 제니퍼 로페즈의 파파라치

이밖에도 제니퍼 로페즈가 자신의 아이코닉한 패션 아이템을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입는 것은 종종 볼 수 있다. 예컨데 2002년 시상식 공연에서 입었던 의상을 연상시키는 'J.Lo' 시퀸 티셔츠를 얼마전 운동가면서 입기도 했다. 제이로, 정말이지 자신을 브랜딩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능력자다.




그런데 얼마전 제니퍼 로페즈가 사진 몇 장으로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베니퍼.jpeg 얼마전 마이애미에서 함께 휴가 보내는 제니퍼 로페즈와 벤 애플렉

2002~2003년(무려 18년 전!!!) '베니퍼'커플이라 불리며 수많은 타블로이드지 1면을 장식했던 커플이 다시 데이트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 찍힌 것. 정말이지 할리우드 연애판은 드라마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벤 애플렉에게는 쿠바 출신 미녀배우 아나 디 아르마스, 제이로에게는 전 야구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즈라는 애인이 있었으나, 무슨 운명이 계시인 건지 2021판 베니퍼 커플이 탄생했다.


벤 애플렉 시계찬거보소.jpg


심지어 2021 버전 벤 애플렉의 손목에는 과거에 제니퍼 로페즈가 선물한 것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시계도 채워져 있었다.



프랭크 뮐러.jpeg
'Jenny From The Block' 뮤직비디오 속 제이로와 벤 애플렉과 프랭크뮬러 시계

이 시계로 말할 것 같으면 2002년 제니퍼 로페즈의 상징적인 노래 'Jenny From The Block' 뮤직비디오 속 제니퍼 로페즈가 남자친구인 벤 애플렉에게 선물한 시계이기도 하다.



당시, 그리고 지금 벤 애플렉이 차는 이 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프랭크 뮬러' 제품으로 해당 모델은 생산 중단된지 오래다. 벤이 세상에 없는 시계를 만들어 차고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까마득한 옛날에 구여친이 준 선물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재회 기념으로 다시 찬 것이 분명하겠다. 의외로 지고지순한 남자다.




벤 애플렉 제니퍼 로페즈 2021.jpg

참 멀리도 돌고 돌아서 50대가 넘어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은 진도도 척척 나가 현재 같이 살 집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누군가는 제이로의 남자 보는 눈이 바닥에 달렸다고도 하지만(실제로 벤 애플렉은 유모와의 불륜설, 성추문 등 지저분한 스캔들이 많다) 그녀는 이 운명의 장난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남자도 드레스 처럼 고쳐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21 베니퍼 커플은 과연 제이로의 베르사체 드레스 처럼 아름다운 재기를 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그녀가 18년 전 마음 속에 묻어둔 드레스를 다시 꺼내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열광 중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