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둘째 딸이
엊저녁 내내 가방을 쌌다~풀었다~한다.
짐 싸라고 수학학원도 빼줬는데...
스타일러에 연신 집어넣는 것은 알고 보니 잠옷 2벌이었다.
아이의 콧노래는 높아만 가는데,
엄마의 스트레스지수도 함께 높아만 간다.
내일 새벽 6시 20분까지 집합이라는데
대체 언제 짐 다 싸고 잠자리에 들렸는지.
학교의 집합장소까지 데려다줘야 하는 나는 또 언제 자고 몇 시부터 아이를 깨워 준비시켜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답답하기만 하다.
수차례 재촉한 끝에 어찌어찌 캐리어의 지퍼가 닫혔다.
행여나 알람소리를 못 들을까 봐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 결국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몸을 일으켰다.
공항 가는 버스 안에서나 비행기 안에서 속이 안 좋아질까 봐
아침 메뉴는 야채죽이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야!
엄마 무슨 말인지 알지?"
"응, 응~넷째도 안전~다섯째도 안전~"
아이의 맘은 벌써 제주로 가는 하늘 위에 있다.
아이를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랏?!
새들은 나를 위해 노래하고,
바람은 나에게만 불어오네?
역시 세상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거였어!!
일찍 서두른 덕에 여유롭게 막내까지 학교 등교시키고,
오전운동을 다녀온 후 그 길로 바로 글작업하러
카페로 가서 탁ㅡ앉으니,
'아...여기가 천국이구나'
제주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져 오는 둘째 딸의 투어사진 속 하늘은 참 파랗고, 예쁘고 난리다.
오늘 행복한 1분은 파란 하늘 덕인지,
맛있는 커피 덕인지,
아이의 제주행 덕인지 알 수없지만
행복한 하루를 만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