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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우 May 14. 2021

내 생에 금가루

나에게 존재를 위해 금가루 뿌리는 일이란 음악이 내미는 손 잡는 것.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 주는 것, 느낌을 나누는 것.

그리 호사 누리며 살기로 한다.

- 올드걸의 시집, 은유 中 나는...... 오해 될 것이다.







어찌 살든 내 생은 오해될 것이다. 순간순간 진실을 추구하고, 내 생에 금가루를 뿌려주며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은유 작가님처럼 나에게도 음악은 금가루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신승훈, 이문세, 양파, 조성모, 임창정의 음악을 듣고 가사를 따라 적었다. 다들 좋아하는 아이돌은 왠지 전혀 끌리지가 않았다. 요즘은 아이돌들 너무 상큼하고 귀여워서 좋아하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뮤지컬에 푹 빠져서 공연을 보러 다녔었다. 소극장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여주인공 유미리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뮤지컬 배우를 잠시 꿈꾸기도 했었다. 우연한 기회에 작은 뮤지컬 방송국의 리포터가 되어 큰 무대의 공연들도 무료로 반복해서 볼 수 있어서 행복하던 시절이었다,

20대 후반에는 아카펠라 음악에 푹 빠져 아카펠라 그룹의 노래만 주야장천 들었었다.

the real group, the idea of north, rockapella...

둠칫 둠칫 베이스 선율을 따라 느끼며, 소프라노, 알토, 테너 각자의 선율이 하나의 화음으로 합해져 풍성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음악을 듣는 일로 몇 년을 꽉 채웠었다. 이 즈음에는 나도 아카펠라 팀을 만들어 대학로의 바에서 공연을 올리기도 했었다.


지금도 나는 음악에서 큰 위로를 받으며, 삶에 금가루를 뿌리고 있다. 남편도 아이도 음악을 좋아해서 함께 음악을 듣고 같이 노래한다. 최근에 함께 본 뮤지컬 팬텀의  "멜로디~멜로디 파리만의 멜로디~"를 같이 목청 높여 부르다 과열 경쟁으로 점점 더 크게 노래를 부른다. 결국엔 서로의 모습이, 목청껏 부르는 소리가 웃겨서 배를 잡고 구르다 끝난다.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의 대사인 "면도 대야아~!!"를 흉내 내며 할아버지 목소리를 내는 순간도 너무 웃기다. 음악이 나의 삶에, 우리 가족의 삶에 늘 함께 흐르기를. 지금처럼 행복한 웃음으로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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