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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희 Oct 19. 2023

돈과 시간의 시소 타기

경제적 자유를 위해


어제는 투자강의가 있어 퇴근을 하고 눈썹 휘날리며 강남으로 향했다. 

강의는 너무 재밌었고, 강의에서의 울림은 내게 상당했다.


돈과 시간의 시소 타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돈이 많아본 적 없이 빠듯하게 살아왔다. 물론 지금은 아이폰 턱턱 사는 걸로 봐서는 빠듯하다고 하기엔 뭐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의 점심 물가 때문에 늘 도시락을 싸 들고 다녔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쨍그랑하는 숟가락 젓가락 소리가 듣기 싫어 큰 맘먹고 실리콘 숟가락 젓가락 세트를 샀다. 그러다 이직 준비를 하게 되면서 소원은 그저 점심 주는 회사에 가는 것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늘 배가 고플까. 짜증이 났다.



 10년 전엔 나는 돈도 시간도 가난했던 거 같다. 물론 사회 초년생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내 시간을 녹여내서 어떻게 해서든 돈을 모으든 이직을 하든지 해서 나를 친구들과 같은 궤도 안에 올라타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4년 만에 결국은 이직에 성공했다. 연봉도 배로 올렸다.



 신기한 건 그때 나 지금이나 나라는 사람은 같은데도 불구하고, 나의 가치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하물며 내 몸값은 더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내 시간이 오히려 남았다. 그전엔 나는 늘 외주 업체 직원으로 다른 회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일을 했기에, 정작 나에게 일을 주고 떠나버린 대기업 직원들의 뒷모습을 보며 야근을 해야 했다. 이거야말로 현대판 노예 아닌가. 그러다 어제, 내가 그렇게 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고는 강의를 들으러 왔다. 인생이란 참...



 돈이 많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편에 서있을까? 일단 8시간은 회사에 잡혀있으니 제외하고, 그 외의 시간만큼은 내 것이어야 하는데... 요즘 들어 고민이 많고 공사다망해 나를 돌볼 시간도 없다. 돈은 투자금으로 다 묶여버려서 돈도 없고. 결국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과 돈은 없지만 그래도 달라진 게 있다면 경험이 쌓이고, 생각이 달라졌다는 거?



 어제 강의에선 돈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분의 퇴사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를 퇴사했을 땐 너무도 행복했다고. 하지만 노는 것도 정도가 있다며... 같이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고, 밥도 늘 혼자 먹어야 한다며. 뭔가 삶에 있어 무료함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그 얘기를 듣고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란 뭔가. 다 각자의 무게를 견디는 걸까? 모든 걸 다 갖춰도 부족함을 찾는 게 인간인 건가. 결국 회사를 다녔을 때처럼 자신의 삶을 타이트하게 함으로써 재미를 느낀다는 말에 나 역시도 그 길을 갈 수만 있다면 그런 감정을 한 번쯤은 느껴보고 싶어졌다. 그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뭔가를 간절히 열망할 때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이뤘을 때보다 더 재밌다는 걸 알기에.


 지금의 길 역시 괴롭더라도 지나고 나면 재밌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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