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거 정말 디자인 맞어?
새로운 브랜딩으로 몇 억 원을 또 쓰는 것도 문제인데
로고 디자인이...
23년 5월 서울시 도시 브랜드 디자인 후보가 공개된 이후 논란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로고디자인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누가 이 작업을 맡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제 지적점은 개발 방법과 절차, 그리고 이를 추진하는 조직 시스템에 대한 것입니다. 첫째, 방법에 관한 문제입니다. 도시 브랜드 개발은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하며 공유해 나가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브랜드 개발 과정에서는 용역 업체에만 책임을 맡기고 시민들의 의견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양질의 디자인이 나오지 못했고, 최종적으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둘째, 절차의 문제입니다. 도시 브랜드 개발의 일반적인 절차는 시민공모가 우선 이루어지며, 전문 디자인 업체가 여러 가지 디자인 선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 도시 브랜드 개발에서는 공모와 전문 디자인 회사와의 일을 병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디자인 업체만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한 후에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조직 문제입니다. 기관 내에서 정치 논리나 권력이 전문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로 인해 디자인의 전문성이나 창의성보다는 특정 인사들의 의견이 반영되며, 진정한 도시 브랜드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 브랜드 개발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판단을 충실히 따르는 방식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관과 조직에서의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전문가들과 시민들과의 소통 과정을 통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창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도시 브랜드 개발이 건강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작업부터 먼저 개선되어야 하며, 여기에 따라 시민 참여 프로세스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수정된 로고가 오늘 공개되었는데 아래 영상에서 참고해주세요.
완성도가 높습니다. 천만다행입니다. 최종 결정된 디자인은 Seoul(서울)을 전면 배치하고 마음(하트), 경험(느낌표), 즐거움(스마일)을 의미하는 픽토그램(그림문자)를 통해 주목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하트는 서울을 향한 마음이 모여 사랑으로 가득 찬 서울을, 느낌표는 다채롭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서울을, 스마일은 즐겁고 매력으로 가득한 서울을 뜻하며 여기에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라는 한글 부제를 브랜드에 추가해 서울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다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하지만 전 여전히 같은 입장입니다. 디자인보다 브랜드 심상과 인지가 중요합니다. 이제 더 이상 리브랜딩은 없어야합니다. 한 번 정한 슬로건을 오래 쓰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의 취향에 따라 슬로건을 바꾸는건 옳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에게 바랍니다. 쓰고 있는 슬로건을 계속 쓰는 게 이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맞습니다. 브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력한 힘이 생깁니다. 최소 30년 넘게 유지해야 합니다. 1977년부터 쓰고 있는 ‘I❤️NY’처럼.
명재영 cody@wedidit.kr